'첫 태극마크에 클린업' 문현빈 "부담 내려놓고 내 역할만 하자는 생각"

한화 소속 고졸 신인, 첫 해부터 풀타임 시즌 소화
"좌익수 긴장됐지만 실수 없어 다행"

APBC 대표팀 문현빈. ⓒ News1 문대현 기자

(도쿄(일본)=뉴스1) 문대현 기자 = 첫 성인 국가대표로 뽑혀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출전한 문현빈(19·한화 이글스)이 특유의 당찬 패기를 드러냈다.

중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을 경험하는 등 촉망받는 유망주였던 문현빈은 올 시즌 전체 11번이라는 높은 순번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문현빈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쳐 주전으로 올라섰다.

올 시즌 성적은 137경기 타율 0.266(428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 5도루. 신인 타자 중에선 최고의 활약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APBC 대표팀에도 뽑혔다.

강백호, 박영현(이상 KT), 문보경, 정우영(이상 LG) 등이 빠진 자리를 메우는 대체 발탁이었지만 그마저도 실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행운이었다.

문현빈은 개막 전 대구 소집 훈련부터 장타를 펑펑 날리며 류중일 감독의 신임을 얻었고 본 대회 들어서는 2경기 연속 5번 타순에 배치되며 타선의 중심에 섰다.

팀 타선이 전반적으로 처진 분위기에서 문현빈 역시 호주전 4타수 1안타, 일본전 4타수 무안타로 아직 미흡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며 감각을 찾고 있다.

특히 호주전에서는 원래 자신의 자리인 중견수가 아닌 좌익수 수비로 나섰는데 몇 차례 외야 타구를 안정적으로 처리하며 류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4회초 이닝을 마친 대한민국 선발 문동주가 문현빈과 하이파이브가 하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문현빈은 "사실 호주전에서 좌익수로 나서면서 좀 긴장했다. 연습 때 계속 좌익수에 섰지만 경기에서 좌익수에 선 적은 없었기에 부담도 됐다"며 "그래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계속 해왔기에 실수가 없었던 것 같다. 도쿄돔도 처음이지만 큰 부담 없었다"고 말했다.

클린업 트리오에 배치되고 있는 문현빈은 "내가 중심타선이라 생각은 안 한다. 그냥 타격 순서만 5번째라고 생각한다"며 "타순에 대한 부담은 안 가지려 한다. 그저 어디서든 내 역할만 착실하게 하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보다 국제대회에서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 대회 전까지는 잘 못 느꼈는데 지금 여러 것을 느끼고 있다"며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당장은 크게 힘든 것을 모르고 뛰고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호주전에서는 문현빈의 팀 동료인 한화 선수들이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선발 문동주가 5⅔이닝 2실점으로 잘 버티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노시환은 10회 연장 승부치기에서 끝내기 안타를 쳤다.

문현빈은 "일단 호주전을 이긴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노)시환이형이 4번에서 잘 쳐줘서 내 부담을 덜어줬다. 또 (문)동주형도 잘 던지면서 나도 괜히 기분이 더 좋았다"고 웃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