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서 일본 누른 류중일호, 이번엔 '더 강한 일본'과 '도쿄돔'서 만난다

(도쿄(일본)=뉴스1) 문대현 기자 = '류중일호'가 일본 야구의 심장으로 불리는 도쿄돔에서 일본을 상대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때보다 더 강해진 일본이라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전날(16일) 벌어진 호주와 예선 1차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3-2로 승리를 거뒀다. 타선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지만 다행히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은 1차전에서 대만을 4-0으로 잡았다. 한국과 승수는 같지만 득점과 득실 차에서 앞서 1위에 올랐다.

1,2위가 맞붙는 이날 경기는 결승으로 가는 길목과도 같아 양 팀 모두 중요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주역들을 다수 데려왔다. 주장 김혜성(키움)을 필두로 문동주, 노시환(이상 한화), 최지훈(SSG), 윤동희(롯데), 김영규, 김형준, 김주원(이상 NC) 등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들이 많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당시 슈퍼라운드 1차전(10월5일)에서 일본을 2-0으로 꺾었다. 선발 박세웅(롯데)이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타선에서는 노시환이 혼자서 2타점을 책임졌다. 이후 기세를 탄 한국은 결승에서 대만을 꺾고 정상에 섰다.

류중일호는 이번에도 일본을 격파하겠다는 각오인데 여러 상황이 달라졌다.

일본은 아시안게임 때 사회인(실업) 야구 선수들을 내보냈으나 이번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유망주들을 소집해 미야자키에서 8일간 훈련을 진행해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일본시리즈 우승팀 한신 타이거스의 투수 오요카와 마사키와 기리시키 다쿠마, 내야수 사토 데루아키, 외야수 모리시타 쇼타 등 멤버가 화려하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우승 멤버인 마키 슈고(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도 있다. 마키는 올 시즌 센트럴리그 타율 0.293(4위) 29홈런 10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아시안게임보다 강해진 일본을 '도쿄돔'에서 만난다는 것도 부담이다.

한국은 최근 도쿄돔에서 일본에 6년 간 5연패 중이다. 2017 APBC 예선(7-8 패)과 결승(0-8 패), 2019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8-10 패), 결승(3-5 패), 2023 WBC 1라운드(4-13 패)까지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도쿄돔의 인조잔디와 마운드 등 그라운드 특성에 적응하지 못했고 엄청난 열기를 내뿜는 관중들도 이겨내지 못했다.

냉정하게 전망한다면, 한국은 이번에도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만 먼저 꼬리 내릴 수준은 아니다. 기댈 구석도 있다.

젊은 유망주들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은 마운드의 힘이 좋다.

호주전에서 문동주가 5⅔이닝 2실점 후 내려간 뒤 김영규, 신민혁(NC), 최지민, 정해영(이상 KIA) 최승용(두산) 등 계투진이 무실점으로 버티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날은 선발로 이의리(KIA)가 나서는데 제구만 잡히면 무서운 투수라 기대해 봄직하다. 만약 초반에 흔들리면 일찍부터 불펜을 가동해 벌떼 야구로 일본을 공략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이 대만전에서 5회까지 15타자가 '퍼펙트'로 끌려가면서 예상 외로 고전한 것도 한국에 자신감을 주는 요소다.

타선에서는 감 좋은 노시환에게 또 한 번 기대를 건다. 상위타선에서 잦은 출루로 상대 마운드를 흔든 뒤 노시환이 한 방을 쳐주면 '도쿄대첩'도 가능하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