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는 합격점·타선은 아직…희망과 과제 품은 류중일호, 다음은 한일전

이의리-스미다, 좌완 에이스 간 선발 맞대결
호주전 아쉬웠던 방망이, 타순 변화 여지 있어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노시환을 비롯한 선수들이 류중일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도쿄(일본)=뉴스1) 문대현 기자 =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첫 경기에서 호주를 꺾은 야구대표팀 '류중일호'가 이제 일본을 상대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17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APBC 예선 두 번째 경기인 일본전을 치른다.

류 감독은 대회 전부터 이번 대회의 목적을 세대교체로 언급했다. 그러나 과정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게 베스트다.

전날(16일) 호주를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3-2로 꺾은 한국은 1승을 더해 결승에 한 발 더 가까워지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호주전을 통해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확인했다. 우선 마운드 전력이 생각보다 탄탄했다.

한국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고영표, 소형준, 양현종 등 국내 정상급 투수를 내보내고도 8점을 내줘 7-8로 패했는데 이번에는 2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가대표 에이스로 자리잡은 문동주가 5⅔이닝 2실점으로 충분한 몫을 했고 김영규, 신민혁, 최지민, 최승용, 정해영으로 이어지는 계투진이 무실점으로 버텼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에서 7회초 마운드에 오른 최지민이 역투하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정규 시즌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인지 대부분 공에 힘이 실려 있었다. 실전 감각이 부족해 초반에 제구가 살짝 흔들리는 듯 했지만 서서히 영점이 잡혔다.

일본전 선발로는 좌완 이의리가 예고돼 있다. 이의리가 만약 초반에 흔들리면 일찍부터 불펜을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

일본에는 올 시즌 우승팀 한신 타이거스의 내야수 사토 데루아키, 외야수 모리시타 쇼타 등 기량이 뛰어난 타자들이 많다. 2023 WBC 우승 멤버인 마키 슈고도 있다.

쉽지 않은 상대임에는 틀림 없지만 분위기 좋은 한국 투수진이 이들을 막아내면 엄청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반면 타자들의 컨디션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한국은 호주전에서 8개의 안타를 치고도 응집력 부족으로 3득점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상위타선 김혜성, 최지훈, 윤동희가 모두 안타를 치지 못했다는 것도 아쉽다.

차세대 거포 노시환이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유격수 김주원이 멀티 히트를 쳤지만 득점권을 살리는 힘이 부족했다.

아무래도 한동안 공식 경기를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대회에 나선 데다가 상대 투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수싸움에서 밀렸다. 이에 류 감독은 일본전 타순 변화를 예고한 상황이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2회초 무사 1루 상황, 대한민국 김도영 타격때 1루주자 문현빈이 2루로 향하다 포스아웃 되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일본은 한국전 선발로 왼손 스미다 지히로(24·세이부 라이언스)를 내보낸다. 대학 시절 최고 투수였던 스미다는 2022년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했다. 올 시즌 성적은 9승10패 평균자책점 3.44로 준수했다.

150㎞의 빠른 공에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컷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등 구종이 다양해 타자로서는 까다롭다. 특히 체인지업이 좋아 우타자에 강하다는 평가다.

한국은 호주전의 영웅이 된 노시환에게 또 한 번 기대를 건다. 노시환은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손 맛을 보지 못해 홈런에 대한 열망이 크다.

상위타선에서 잦은 출루로 상대 마운드를 흔든 뒤 노시환이 한 방을 쳐주면 경기가 쉽게 풀릴 수도 있다.

노시환은 "일본 투수들은 컨트롤이 좋고 제구가 뛰어나다. 수준급"이라며 "그렇지만 나는 상대가 누구든 타석에서 내 할 일을 잘해야 한다. 최선을 다 해 이겨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한민국과 호주의 경기 10회말 무사 1,2루 상황, 끝내기 안타를 친 노시환과 선발 투수인 문동주가 기뻐하고 있다. 2023.11.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