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LG 코치 "사위 고우석과 함께해 뜻깊고 각별한 우승"

선수로 4차례 KS 우승 , 지도자로는 첫 정상
"아들 (이)정후와 함께 우승할 기회도 왔으면…"

조아제약㈜과 일간스포츠가 공동 제정한 '2022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대상을 수상한 이정후가 구원투수상 LG 고우석, 포토제닉상 LG 이종범 코치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일간스포츠 제공) 2022.12.1/뉴스1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LG 트윈스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은 '타이거즈 출신'의 이종범(53) 코치에게도 의미가 컸다. 지도자 커리어 첫 우승인 동시에 사위 고우석(25)과 함께 이룬 첫 우승이라 각별했다.

LG는 지난 13일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KT를 6-2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990년과 1994년에 이은 통산 3번째 정상 등극이었다.

선수단과 함께 기뻐한 이 코치는 시상식이 끝난 뒤 가족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다. 지난 1월 새 식구가 된 사위 고우석도 함께 있었다.

지난해 KBO리그 세이브 부문 1위에 오른 고우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 코치의 딸이자 동갑내기 친구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여동생인 이가현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리고 장인과 사위는 야구 가족이 된지 1년 만에 LG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현역 시절 뛰어난 기량으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 코치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은 이번이 5번째다.

프로 데뷔 첫 시즌인 1993년과 1996년, 1997년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고, 2009년에는 KIA의 정상 등극에도 일조했다. 큰 경기에 강했던 이 코치는 1993년과 1997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 7회말 2사 주자 1루 상황 LG 김현수가 적시타를 날리고 2루에 안착해 이종범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23.1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지도자로서는 첫 우승이다. 현역 은퇴 후 2013년부터 지도자의 길을 걸었던 이 코치는 10년 넘게 지나서야 우승 반지를 낄 수 있었다.

이 코치는 "(지도자로서 첫 우승이라)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며 "난 선수들을 지원해주는 역할만 했다. 우승하니까 그냥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감독, 코치가 아니라 선수들이 잘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 나도 현역 시절 겪어봐서 잘 알지만 우승까지는 선수들의 역할이 가장 크다. 감독, 코치의 지시사항을 잘 이행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LG 선수단에는 이 코치의 사위이자 마무리 투수 고우석도 있었다. 뒷문을 책임지는 고우석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지만, 5차전에서 9회 등판해 마지막 1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우승을 확정했다.

이 코치는 "(고)우석이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마무리를 잘해서 힘들었던 부분이 가시지 않을까 싶다. 이제 다 괜찮다"고 사위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우석이가 시즌 초반에 부상으로 많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이렇게 마지막에 우승을 해 큰 선물을 받았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 잘 준비해서 다치지 않고 또 한 시즌을 잘 마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고우석이 9회초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 2023.11.13/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 코치는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멘털이 흔들릴 수 있던 고우석을 바로 잡아주기도 했다. 고우석은 "코치님께서 '나는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적이 없다. 그런 기운이 있는 사람이니까 어떻게 해도 우리가 우승할 것'이라고 계속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셨다"고 감사를 표한 뒤 "장인어른과 한 팀에서 뛰며 우승했는데 색다른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 코치 역시 사위와 함께 우승 반지를 낀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사위와 함께 우승한 것이 처음인데 너무 뜻깊고 각별한 우승"이라고 밝혔다.

이정후도 현장을 찾아 아버지와 매제가 우승컵을 드는 걸 지켜봤다. 이 코치는 이에 대해 "(이)정후도 (한 팀에서 뛰어) 같이 우승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다"며 "훗날 그런 기회가 왔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