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던 '캡틴' 오지환의 믿기지 않는 활약…LG 우승 9부능선 넘었다[KS4]

2차전 막힌 혈 뚫는 한 방부터 3경기 연속 아치
25년 묵은 롤렉스 시계 주인공 될 가능성 커져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상황, LG 오지환이 스리런포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수원=뉴스1) 문대현 기자 = LG 트윈스 주장 내야수 오지환(33)은 누구보다 우승이 간절한 선수다. 2009년 LG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을 31경기나 치렀지만 정상에 오른 경험은 없다.

과거 봉중근, 이병규, 박용택 등 선배들과 가을야구에 나섰으나 번번이 한국시리즈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각오가 대단했다. 공식 인터뷰에 나설 때마다 매번 우승에 대한 자신감과 간절함을 외쳤다.

오지환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한국시리즈 4경기 중 1차전을 제외하고는 펄펄 날면서 자신이 내뱉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

오지환은 홈에서 열렸던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에 그쳤다. 수비에서도 한 차례 실책을 범했고 팀이 2-3으로 지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정규시즌 우승 이후 한 달 가량 푹 쉰 탓인지 경기력이 떨어진 듯 했다.

그러나 2차전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1-4로 끌려가던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1점 홈런을 터트려 5-4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상황, LG 오지환이 스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2023.1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오지환은 2002년 11월1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3점 홈런을 친 최동수 이후 LG 선수로는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홈런을 때렸다.

3차전의 주인공도 오지환이었다. 팀이 5-7로 뒤진 9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김재윤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을 만들었다.

아웃카운트 1개만 더하면 팀이 질 뻔한 상황에서 극적인 홈런을 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했다.

이것이 다가 아니었다. 4차전에서 6-1로 앞선 7회 1사 1, 3루에서 주권을 상대로 다시 한 번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친 선수는 김재현이 유일했는데 오지환이 2번째 선수가 됐다.

다만 김재현은 SK 와이번스 소속으로 2007년 6차전부터 2008년 1·2차전까지 3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단일 시리즈를 기준으로 하면 오지환이 최초의 기록이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상황, LG 오지환이 스리런포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2차전 추격포(5-4 LG 승), 3차전 역전포(8-7 LG 승), 4차전 쐐기포(15-4 LG 승)를 친 오지환 덕분에 LG는 1패 후 3연승에 성공하면서 우승의 9부능선을 넘었다.

만약 LG가 이변 없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1998년 故 구본무 전 LG 회장이 다음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주라고 남긴 롤렉스 명품 시계의 주인은 오지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