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불펜도 지쳤다' KT 알포드-박병호의 한 방은 언제 터지나[KS3]

2차전서 필승조 손동현-박영현 붕괴하며 패배
타선 활약 필요…KS '무안타' 중심타선 살아나야

3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kt 알포드가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홈런을 친 뒤 박병호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1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KT 위즈의 중심 타자 앤서니 알포드와 박병호의 방망이는 언제쯤 터질 것인가.

KT는 지난 8일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4-5로 역전패했다. 1차전을 따내며 가을야구 5연승을 질주하던 상승세도 이날 패배로 한풀 꺾였다.

믿었던 철벽 불펜이 무너진 게 심리적 타격을 더했다. 4-2로 리드 중인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필승조 손동현과 박영현이 동반 부진했다. 무실점 피칭을 이어오던 두 투수가 처음으로 붕괴된 순간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손동현이 지친 모습이 보여 빠른 교체를 단행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럴 만도 하다. 손동현과 박영현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뿌리고 있으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KT가 치른 가을야구 전 경기에 등판한 손동현은 멀티 이닝 투구도 여러차례 했고, 정규 시즌 75⅓이닝을 던진 박영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다녀온 뒤 곧장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알게 모르게 피로가 쌓였고,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체력의 한계가 오면서 KT의 필승 공식이었던 철벽 불펜이 깨졌다.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순 있지만 매 경기 불펜에 기댈 순 없다. 이제는 타선이 힘을 내줄 차례가 왔다는 걸 의미한다.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를 앞두고 kt 외국인 타자 알포드가 배트를 휘두르며 몸을 풀고 있다. 2023.1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특히 알포드와 박병호의 각성이 필요하다.

둘은 가을야구 내내 3번과 4번 타순에 배치돼 경기에 나서고 있다. 5번으로 나서는 장성우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했는데, 지금까지 제 역할을 한 건 장성우 뿐이다.

알포드는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볼넷 2개와 득점 1개만 기록했고 삼진은 4개를 당했다. 테이블세터가 밥상을 차려도 알포드 차례에서 맥이 끊기기 일쑤였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때려냈던 기세는 한국시리즈에서 싹 사라졌다. 1차전에서는 치명적인 주루사도 범했다.

박병호도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2경기 8타수 무안타다. 삼진을 3개 당하는 동안 볼넷은 한 개도 골라내지 못했다. 정규 시즌 LG를 상대로 타율 0.352로 강세를 보였지만 가을야구에선 무기력한 모습이다. 4번 타자로서 위압감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kt 박병호가 6회말 무사 만루에서 타점을 만드는 병살타를 친 뒤 아쉬워하며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3.11.5/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2차전 패배로 분위기가 LG쪽으로 넘어갔고, 불펜에 균열이 간 상황이라 타선의 힘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알포드와 박병호가 계속 발목을 잡으면 곤란하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상대가 NC에서 LG로 바뀐 만큼 알포드와 박병호도 살아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던 이강철 감독도 2차전 종료 후 타순 변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한 방' 능력을 갖춘 둘을 경기에서 빼긴 쉽지 않다. 대체 자원도 마땅치 않다. 결국 타순 조정으로 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타격감이 좋은 타자들을 전진 배치해 득점 생산력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다. 알포드와 박병호의 타순을 밑으로 내려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중심 타선에서의 기회는 충분히 줬다. 지금은 오직 팀 승리를 위한 방법만 생각해야 할 때다.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kt 이강철 감독이 9회초 2사 1루에서 문상철 타구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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