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루키 이로운 "김원형 감독님 교체 실감 안나…많이 아쉽다"

데뷔 해 중용 받으며 1군서 57⅔이닝 소화
"처음 경험한 가을야구, 무게감이 달랐다"

1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SSG 투수 이로운. ⓒ News1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2023년, 코칭스태프들의 신임 속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SSG 랜더스 루키 이로운(19)이 김원형 감독 경질에 대해 인간적인 아쉬움을 나타냈다.

대구고 출신의 우완 이로운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SSG에 입단했다.

동기생 김서현(한화 이글스)과 윤영철(KIA 타이거즈)에 비해 주목도는 떨어졌으나 최고 구속 151㎞ 강속구를 바탕으로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몸쪽 승부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구력에 기대가 모아졌다.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던 이로운은 개막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렸다. 고교 시절처럼 선발진에 합류하진 못했으나 불펜에서 나름 눈도장을 찍었다.

김원형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들에게 많은 신뢰를 받은 이로운은 정규시즌 50경기 57⅔이닝을 던져 6승1패 5홀드 평균자책점(ERA) 5.62의 기록을 남겼다.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 기복의 차이로 ERA가 좋지는 않았지만 시즌 중 2군에 머무른 기간이 열흘 밖에 되지 않을 만큼 중용을 받았다. 특히 명투수 출신인 김 감독에게 지도를 받으며 성장했다.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시즌을 마친 이로운은 차기 시즌도 김 감독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꿈 꿨는데 31일 갑작스레 구단에서 감독 경질을 발표하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이로운은 한 시즌 함께해 온 1군 선배들과 감독 교체에 대한 얘기를 나눌 새도 없이 1일 유망주 마무리캠프지인 일본 가고시마로 떠났다. 출국 전 뉴스1과 만난 이로운은 김 감독의 얘기에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한 분이었는데 정말 아쉽다"며 "감독님도 투수 출신이라 나에게 많은 것을 알려 주셨다. 내가 프로에 안착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패배 후 '다같이 한 시즌 수고했고 이번을 계기로 다음 시즌 더욱 발전하자'는 얘기를 선수단과 나눴는데 갑자기 팀을 나가게 되셨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2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 SOL KBO리그' LG트윈스와 SSG랜더스의 경기 9회초 만루 위기를 넘긴 SSG 이로운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며 한숨 돌리고 있다. 2023.6.2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로운에게 김 감독은 프로에서 만난 첫 감독이라 더욱 아쉬움이 남을 터. 그러나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이별은 빈번하다. 과거는 뒤로 하고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해야 한다.

이로운은 올 시즌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를 부인하며 더 발전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그는 "스스로는 올해 30점 밖에 줄 수 없다. 신인치고 잘 했다는 말을 듣지만 이제 신인 딱지를 뗐으니 더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며 "안 다치고 한 시즌을 보낸 것은 만족하지만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예비 입단생 신분으로 SSG랜더스필드 관중석에서 한국시리즈를 지켜봤던 이로운은 이번 준플레이오프 명단에 들었으나 1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에 대해 그는 "냉정히 그게 현재 내 수준이다. 실력이 부족했다"며 "가을야구에서 내가 던지지 않아 모르겠지만 경험이 많은 선배님들도 포스트시즌 무게감에 긴장을 하는 모습이었다. 나는 선배님들을 믿고 열심히 응원했지만 결과가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캠프지로 향한다. 지금의 캠프가 내년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착실히 훈련을 소화하겠다"며 내년을 기약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