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 캠프 출국…이대수 SSG 2군 총괄 "김원형 감독님께 죄송, 내 책임 커"

1일 유망주 이끌고 마무리캠프지 가고시마로 떠나
"프로 세계는 냉정…일단 책임감 있게 훈련 이끌 것"

1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SSG 이대수 퓨처스 총괄 코치. ⓒ News1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퓨처스(2군) 총괄코치를 맡고 있는 이대수 코치가 갑작스레 팀을 떠난 김원형 감독을 향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SSG 선수단은 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일본 가고시마현 사쓰마센다이시에서 진행되는 마무리캠프를 위해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유망주 육성을 목적으로 하는 이 캠프는 1.5~2군급 선수 26명이 참가한다. 지난주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명단에 들었던 강진성, 조형우, 이로운, 송영진 등이 포함됐으나 대다수는 올 시즌 주로 2군에 머물렀던 선수들이다.

원래 이 훈련은 김원형 감독이 직접 참가해 내년 시즌을 준비하려 했다. 그러나 31일 SSG 구단에서 김 감독의 전격 경질을 발표하며 상황이 달라졌고 이대수 코치가 선수단을 이끈다.

SSG는 젊은 구단으로의 변화를 선언하며 김 감독을 내보내면서 마무리캠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출국 현장에서 뉴스1과 만난 이 코치는 "올 시즌 우리 팀의 1군 주전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의 격차가 컸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캠프에서는 그 차이를 줄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강도 높은 기술훈련을 통해 유망주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캠프에 참여하는 선수들 개개인의 책임감이 남다를 것이다. 이 캠프의 결과가 스프링캠프로 이어지고 또 차기 시즌까지 갈 수 있다"며 "팀의 방향성을 생각하면 젊은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클 것이다. 선수별 맞춤 계획을 통해 필요한 훈련을 잘 수행하다 오겠다"고 설명했다.

2002년 SK 와이번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 코치는 2018년을 끝으로 은퇴한 뒤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SSG 랜더스로 이어지는 동안 주로 2군 선수들을 지도했다.

김 감독과는 SK에서 함께 선수 생활을 했다. 지도자로는 같은 그룹에서 직접 호흡을 맞춘 적은 없지만 SK와 SSG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왔다. 이 코치는 팀을 떠난 김 감독의 얘기가 나오자 미안한 감정부터 꺼냈다.

23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7:3으로 패한 SSG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10.23/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 코치는 "사실 이건 감독님만의 책임이 아니다. 코칭스태프 전체의 책임이다. 특히 내가 2군 총괄로 있으면서 1군에 좋은 선수를 올리는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라며 "나 포함 모든 코치가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망주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졌다면 팀이 가을야구에서 더 높이 올라갔을텐데 내 지원이 부족했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근 SSG에는 SK 시절부터 있던 코치들이 대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으며 어수선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손시헌 전 NC 코치가 차기 SSG 2군 감독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SSG 구단의 공식적인 발표만 없었을 뿐 기정 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유망주들과 캠프를 떠나는 이 코치의 마음도 편할리 없다. 그러나 이 코치는 일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다.

그는 "일단 지금 캠프를 떠나는 코치들은 구단에서 역할을 받았기에 동요하지 말고 책임감 있게 임해야 한다"며 "프로의 세계는 정말 냉정하다. 지난 일은 잊고 새롭게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구단의 방향성을 이해하면서 세심하게 캠프를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