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미칠 선수가 없다…주전은 침묵하고 대타 자원은 보이질 않고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라 더 높은 곳을 꿈꾸던 SSG 랜더스가 타선의 심각한 침체로 시리즈 탈락 위기에 놓였다. 기대했던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고, 결정적일 때 흐름을 바꿀 대타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다.

SSG는 23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 NC와 경기에서 3-7로 졌다. 이로써 2연패를 당한 SSG는 가을 무대 퇴장에 1패만을 남겨뒀다.

SSG는 홈런의 색채가 강한 팀이다. 최정, 한유섬, 최주환, 기예르모 에레디아, 하재훈 등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많다.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가 랜더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쓰면서 이점을 많이 봤는데, 올 시즌 팀 홈런 125개로 가장 많은 대포를 쐈다. 이날도 한유섬의 홈런 2방으로 3점을 냈다.

그러나 홈런 외에 득점타가 터지지 않은 탓에 추가 득점을 올릴 수 없었다. 이날 찬스는 최정에게 많이 걸렸다. 그러나 최정은 3회 2사 1, 2루와 5회 2사 1루 7회 2사 2루에서 모두 진루타에 실패했다.

정규시즌 막판 허벅지 통증 탓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떨어진 실전 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듯 했다.

최정 외에도 추신수, 최주환, 에레디아(이상 4타수 1안타), 하재훈(3타수 무안타) 등 해줘야 할 타자들이 대부분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럼에도 SSG 벤치는 경기 막판까지 대타 기용을 하지 않았다. 7회까지 3-4, 1점차 NC의 리드가 이어지는 와중에 김원형 감독은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언젠가 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듯 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찬스가 사라졌고 8회초 문승원이 힘에 부쳐 3실점하며 완전히 NC의 흐름으로 넘어갔다.

SSG는 8회말 2사 후 1, 3루 기회를 잡았으나 앞서 2타수 무안타를 치던 김성현을 바꾸지 않았다. 김성현은 3루 땅볼로 물러났다.

벤치 자원이 신뢰를 주지 못하는 영향도 있다. 시즌 동안 주전급으로 활약한 오태곤과 최지훈이 대기하고 있었으나 1차전에서 감이 좋지 않아 득점권에서 대타로 쓰기란 쉽지 않았다.

그 외에 이재원, 안상현, 김찬형, 강진성, 최상민, 조형우는 냉정히 볼 때 상대에게 위협이 되지 못할 선수들이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대타를 적극적으로 쓰기 힘들었다.

SSG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김민식 대신 김강민을 썼다. 김강민은 이날의 첫 대타이자 이틀 연속 9회 대타로 등장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스리런을 친 김강민의 감을 여전히 믿었다. 그러나 김강민은 이용찬과 9구 승부 끝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2사 1, 2루의 마지막 찬스가 생겼으나 에레디아가 3루 땅볼을 쳐 경기는 끝났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선발 라인업이 우리로서는 베스트 멤버였다. 대타 기용에 소극적으로 임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인정한 것으로 읽혔다.

이제 SSG는 벼랑 끝에서 창원으로 향한다. 타선이 꽉 막힌 상황이지만 반전의 카드가 마땅치 않다. 주전 선수들이 여전히 침묵한다면 그대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ggod61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