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진출 전 마지막 경기?…키움 이정후, 홈 최종전서 80일만의 출전

7월말 발목 수술…삼성전 8회 대타로 나서 유격수 땅볼
올 시즌 후 해외진출 유력…마지막 타석 될 수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키움 히어로즈의 간판타자 이정후(25)가 해외 진출 전 마지막 일 수도 있는 타석을 소화했다.

이정후는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3으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가 1군 경기에 나선 것은 7월22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80일만이다. 그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이정후는 수술대에 올라 사실상 시즌을 마감했다. 출전이 예정돼 있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낙마했다.

수술 이후 재활 과정을 착실히 밟은 이정후는 홈 최종전에서 경기에 나섰다. 아직 몸 상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본인의 출전 의지가 강했다.

올 시즌이 키움에서의 마지막 시즌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올 시즌 개막 전 구단에 해외 진출 의사를 피력했고, 키움 역시 이를 받아들였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던 이정후는 올 시즌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하길 바랐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키움이 투타 불균형과 부상자 속출 등으로 고전하면서 하위권에 머물렀고, 무엇보다 이정후 본인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말았다.

이정후는 홈 최종전에 들어서며 홈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셈이었다.

3-3으로 맞선 8회말, 임지열이 2점홈런을 쏘아올리며 리드를 잡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이정후를 대타로 기용했다. 키움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섰다.

키움 이정후. /뉴스1 DB ⓒ News1 민경석 기자

올 시즌 중반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삼성 투수 김태훈을 상대한 이정후는 3볼1스트라이크에서 방망이를 크게 휘둘렀다. 볼에 가까운 공이었지만 볼넷보다는 타격을 원하는 모양새였다.

이후 6차례나 파울을 치며 끈질긴 승부를 벌인 이정후는 12구째 공을 받아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키움 팬들은 이정후의 이름을 연호했고, 일부 팬들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8회말 키움의 공격이 끝난 뒤 이정후는 중견수로 수비도 소화했다. 비록 외야 쪽으로 공이 오지는 않았으나 키움 팬들은 이정후가 외야에 나가 있는 모습만으로도 즐거워했고, 휴대폰 카메라 등을 통해 그의 모습을 담았다.

키움은 이날 경기 이후 원정 2경기가 더 남았으나, 이정후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편 이날 경기는 키움의 5-3 승리로 끝났다. 키움은 이날 승리로 58승3무81패(0.417)가 되며 같은 날 NC에 패한 한화(56승6무79패·0.415)를 승차없이 승률에서 앞서 탈꼴찌에 성공했다. 키움이 꼴찌를 벗어난 것은 지난 8월5일 이후 2개월여만이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