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자 AG⑮] '25세 이하' 신예 파견하는 야구, 4연속 金 노린다

대표팀 선발 논란 등에 연령·연차 제한…와일드카드 3명도 20대
이정후 등 부상자 잇따라 우려…대만·일본 넘어야 금메달 가능

조계현 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왼쪽)과 류중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감독. /뉴스1 DB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국야구는 최근 국제대회에서의 연이은 부진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야구 월드컵'이라 할 수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우물 안 개구리'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만큼은 최고의 자리에 서서 구겨졌던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한다는 각오다.

사실 아시안게임 야구는, 한국에게는 그리 어렵지 않은 무대였다. 프로 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된 1998 방콕 대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6차례의 대회 중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도하 참사'로 일컬어지는 2006 도하 대회(동메달) 뿐이었다.

항저우 대회에서는 아시안게임 4연패에 도전한다. 다만 이번 대회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대한 자체 선발 규정을 만들어 출전하는 첫 대회라는 차이가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대표팀 선발과 병역 면제 등으로 홍역을 겪었던 야구대표팀은 이번 대회부터 만 24세, 프로 데뷔 3년차 이하의 선수들로 제한하기로 했다. 세대 교체를 유도하고 중·장기 관점에서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한편, 대표팀 선발 관련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였다.

이 기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면서 만 25세, 프로 4년차 이하로 수정됐다. 기준과 상관없이 '와일드카드'를 3명을 뽑을 수 있지만 이 역시 만 29세 이하로 제한했다.

한화 노시환. / 뉴스1 DB ⓒ News1 공정식 기자

이로 인해 이번 대표팀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젊은 선수들이 나선다. 리그를 대표하는 신예와 미래의 슈퍼스타가 될 유망주들이 한 데 어우러졌다.

올 시즌 KBO리그 홈런, 타점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노시환(한화)을 비롯해 2년차 영건으로 신인왕이 유력한 문동주(한화),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로 성장한 박영현(KT), 고졸 루키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동헌(키움), '초고교급 선수'로 빅리그 진출을 일궈낸 장현석(용마고) 등이 주목할 이들이다.

여기에 고우석(LG), 강백호(KT), 김혜성(키움), 원태인(삼성), 구창모(NC) 등은 이미 올림픽과 WBC 등에서 국가대표팀 경험을 했던 이들로 팀의 핵심이 될 터다.

다만 우려도 없지 않다. 최종 선발했던 대표팀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공백은 이정후(키움)다. 지난해 타격 5관왕에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던 이정후는 지난 7월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르며 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됐다.

여기에 에이스로 기대를 모은 구창모, 주축 타자로 활약했어야 할 강백호도 각각 부상 등으로 오랫동안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LG 고우석. /뉴스1 DB ⓒ News1 김진환 기자

고우석, 정우영(이상 LG) 등은 아픈 곳은 없었지만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기량을 보이며 불안감을 보였다. 여러모로 걱정이 많은 상황이다.

대표팀은 오는 23일 처음 소집할 예정이지만 아직 대체선수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조만간 이정후의 대체선수를 비롯해 구창모의 발탁 여부 등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메달을 겨룰 경쟁팀들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사회인 야구' 선수들이 주축이 된다지만, 일본의 사회인 야구는 사실상 실업야구 격으로 여기서 프로에 진출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결코 수준이 낮지 않다.

대만은 자국 프로 선수들을 비롯해 마이너리거를 7명 소집하는 등 금메달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지난 WBC에서의 아쉬움을 풀어낼 수 있을까. 신예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은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혀줄 수 있을까.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류중일호'에 많은 이목이 집중된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