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는 갈렸지만…'두 전직 빅리거' 페디와 김광현이 펼친 명품 투수전
페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15승 달성
김광현, 6이닝 1실점 역투 펼쳐
- 문대현 기자
(인천=뉴스1) 문대현 기자 = 올 시즌 KBO리그 다승 1위에 빛 나는 에릭 페디(NC 다이노스)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김광현(SSG 랜더스)의 맞대결. 비록 승자와 패자가 갈렸지만 이날 두 투수가 보여준 피칭은 그야말로 '명품'이었다.
NC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NC 선발 페디가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5번째 승리를 수확했고 SSG 선발 김광현은 6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타선의 침묵 속에 패전의 멍에를 썼다.
두 팀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이날 전까지 1위 LG 트윈스에 4.5경기 뒤져 있던 SSG는 선두 추격을 위해, 2위 SSG에 4경기 차로 밀리던 NC는 3위 수성과 동시에 2위 싸움을 위해 중요한 일전이었다.
특히 3연전 결과에 따라 SSG가 2위 굳히기에 들어갈 수도, NC가 2위 싸움을 혼전 양상으로 만들 수도 있었기에 그 시작점이 될 이날 경기는 무척 중요했다. 이 때문에 두 팀 모두 최고의 선발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21년까지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 선발투수로 뛰다가 올 시즌 한국으로 건너와 곧바로 다승과 평균자책점(ERA)에서 1위를 기록 중인 NC 선발 페디는 이날 전혀 흔들림 없이 제 공을 던졌다.
7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이라는 기록에서 볼 수 있듯 페디는 이날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3회와 5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켰으나 탁월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2회 1사 1루에서는 1루주자 하재훈을 재빠른 견제구로 잡아냈으며 4회 1사 1, 3루에서는 박성한을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6회 2사 1루에서는 발 빠른 주자 최지훈의 2루 도루를 막고 이닝을 마쳤다.
7회 1사 후 최정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으나 박성한을 또 한 번 병살 처리한 뒤 위풍당당하게 마운드를 걸어내려왔다.
페디는 이날 최고 구속 154㎞짜리 투심 패스트볼과 최저 128㎞ 슬라이더를 섞으며 타자를 현혹했다. 수싸움에서 SSG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특히 19경기 등판 만에 15승째를 기록한 페디는 1985년 김일융(당시 삼성 라이온즈)과 함께 '최소경기 15승 달성' 공동 1위로 기록됐다.
이날 패전투수 김광현의 투구도 나쁘지 않았다. 4회 1사 1, 3루에서 윤형준에게 희생 플라이를 막아 1점을 헌납한 것이 아쉬웠지만 2020년부터 2시즌 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 무대를 경험했던 에이스의 구위는 여전했다.
3회와 6회 외에 삼자범퇴 이닝은 없었지만 특유의 완급 조절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5회 2사 만루 상황에서 4번 타자 제이슨 마틴을 2루 땅볼로 막았던 승부가 백미였다.
서서히 전성기에서 내려오고 있는 김광현은 이날 최고 구속은 147㎞로 직구 위력이 예전 같지는 않았지만 칼날 같은 제구력으로 타자와 정면 승부를 펼쳤다.
엎치락뒤치락하며 많은 점수가 나는 경기도 재밌지만 명품 투수전도 그에 못지 않은 재미가 있다는 것을 페디와 김광현이 확인시켜 준 경기였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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