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PS 탈락…두산에 남은 희망은 '신인왕' 정철원

2007년 임태훈 넘어 역대 데뷔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
신인왕 오르면 2010년 양의지 이후 12년 만에 배출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두산 정철원이 9회초 이닝을 실점 없이 마친 후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2022.5.1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7년 동안 KBO리그를 휘어잡았던 '두산 왕조'가 막을 내렸다. 그렇지만 무너진 자존심을 세울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바로 12년 만의 '신인왕 배출'이다.

두산은 지난 29일 한화 이글스를 6-5로 꺾었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보다 8년 만의 포스트시즌(PS) 진출 실패라는 결과가 씁쓸함을 남겼다. 같은 날 5위 KIA 타이거즈가 롯데 자이언츠를 꺾으면서 남은 시즌 성적과 관계없이 두산의 PS 탈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두산은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뒤 맞이한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KBO리그 최초의 대기록이었다.

7년 동안 세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두산은 새로운 왕조를 열었다. 매년 찾아오는 위기를 돌파하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나선 두산엔 '미라클'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핵심 선수 유출로 인한 전력 약화와 부상 악령을 극복하지 못했다. 그간 두산을 지탱해온 '화수분'도 올해는 빛을 내지 못했다. 영광을 뒤로한 채 이제는 구단 역사상 최다 패와 가장 낮은 순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두산은 지난 1990년 80패(35승5무)로 시즌을 마쳤다. 30일 현재 57승2무77패를 기록 중인 두산이 앞으로 4패를 더하면 역대 구단 최다 패의 불명예 기록과 마주하게 된다. 더불어 현재 순위(9위)에 머물면 1982년 창단 후 가장 낮은 순위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남은 8경기에서 전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비록 올 시즌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지만, 두산이 남긴 게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다. 12년 만의 신인왕 배출이 눈앞에 다가왔다. 주인공은 바로 투수 정철원(23)이다.

지난 2018년 두산에 입단한 정철원은 올 시즌 최대 히트상품이다. 5월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한 정철원은 실력으로 입지를 다지며 허약해진 두산 불펜의 구세주로 자리매김했다.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와 배짱있는 투구를 앞세워 KBO리그 정상급 구원 투수로 도약했다.

그렇게 풀시즌을 뛰면서 두산의 허리를 지탱한 정철원은 29일 한화전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이날 시즌 21번째 홀드를 수확한 정철원은 2007년 임태훈이 보유하고 있던 KBO리그 역대 데뷔시즌 최다 홀드(20개) 기록을 경신했다. 15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신인왕 트로피도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다른 포지션보다 존재감이 떨어지는 불펜 투수가 신인왕을 수상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정철원이 KBO리그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쓴 만큼, 신인왕 레이스에서 경쟁자들보다 한 발 앞선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만약 정철원이 신인왕에 등극하면 두산은 지난 2010년 양의지(NC 다이노스) 이후 12년 만에 신인왕을 배출하게 된다. 전신인 OB 시절을 포함하면 역대 7번째 신인왕이다.

superpow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