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김윤식 각성에 고민 해결한 LG…확실한 3선발 찾았다

후반기 2점대, 9월 5경기 0점대 ERA…최근 3경기 연속승
류지현 감독 "대견해" 만족…PS서 요긴하게 활용될 듯

LG 트윈스 김윤식. /뉴스1 DB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의 리그 톱급 외국인 듀오를 보유하고도 국내 선수들의 자리인 3~5선발이 시즌 내내 아쉬웠던 LG 트윈스. 시즌 막판 '영건' 김윤식(22)의 각성에 마침내 고민이 해결되는 모습이다.

김윤식은 지난 2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고 승리투수가 됐다.

김윤식은 이날 승리로 시즌 7승(5패)째를 올렸다. 승수로만 본다면 그다지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경기 내용은 인상적이다. 구속은 빠른 편이 아니지만 정확한 제구와 함께 결정구인 체인지업의 위력이 살아나면서 상대 타선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특히 후반기 들어 확실히 반등하고 있다. 김윤식은 전반기엔 12경기에 나와 3승3패 평균자책점 3.92로 다소 기복이 있는 투구를 보였다. 피안타율도 0.308로 높았다.

하지만 후반기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10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61, 피안타율도 0.237로 크게 줄었다. 8월부터 확실히 좋아진 모습인데, 9월에는 5차례 등판에서 3승 무패, 29이닝을 소화하며 단 2실점(1자책)만 내줘 평균자책점이 0.31에 달한다. 그야말로 '언터처블'이다.

최근 기복을 보이고 있는 켈리와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은 플럿코 등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김윤식이 '확실한 1승카드'로 여겨질 정도다.

LG는 올 시즌 김윤식에게 일찌감치 선발 한 자리를 부여하며 많은 기회를 줬다. 특히 다른 투수들과 달리 로테이션을 여유있게 가져가며 체력 안배도 신경 쓴 모습이었는데, 후반기들어 이같은 성과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류지현 LG 감독도 젊은 투수의 성장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류 감독은 "(김)윤식이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팀 전체에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8월부터 좋아지고 있는데, 어린 투수가 첫 풀타임 선발로 뛰는 데 대견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윤식이 단순히 선발 한 자리를 채워주는 정도가 아닌, 외국인 원투펀치를 받치는 '3선발급'의 활약을 해주면서 LG로서도 고민이 해결된 모습이다. LG는 켈리, 플럿코에 이은 3선발감으로 임찬규와 이민호 등을 고려했는데, 이들은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모습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임찬규는 평균자책점 4.96, 이민호는 5.17로 3선발에는 부적합한 성적이다.

이대로라면 포스트시즌에서도 김윤식이 LG의 세 번째 선발투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인다. 우완 일색인 선발 로테이션에서 유일한 좌완이라는 점도 상당한 경쟁력이다.

LG는 우승 다툼을 하는 SSG 랜더스와 비교했을 때 타선은 박빙, 구원에서는 '벌떼 계투'를 앞세운 확실한 우위를 점한 반면 선발진은 SSG에게 밀리는 양상이었는데, 확실한 3선발 카드가 나타나면서 선발싸움도 대등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김윤식의 각성은, 포스트시즌 전체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중요 변수가 됐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