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앞에선 '소인' 롯데, 또 완패…이대호는 은퇴투어서 또 쓴맛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실낱같은 가을야구 희망을 키운 롯데 자이언츠가 또 호랑이 징크스에 울었다. 이대호는 자신의 2번째 은퇴투어 경기에서도 씁쓸함을 맛봤다.
롯데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방문 경기에서 0-9로 완패했다.
롯데는 지난 7월24일 0-23, 역대 KBO리그 한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를 당한 뒤 다시 KIA를 만났는데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0-3으로 뒤진 4회말 엉성한 외야 수비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무너졌다. 롯데 타선도 KIA 선발 투수 이의리(7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의 공을 전혀 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KIA 상대 20이닝 연속 무득점 수모를 겪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3연승이 끊겼고 시즌 56패(44승4무)째를 기록했다. 5위 KIA(50승1무50패)와는 6경기 차로 벌어졌고 KIA와 시즌 상대 전적은 최근 5연패 포함 2승10패로 일방적 열세다.
경기 전까지만 분위기는 롯데가 더 좋았다. 롯데는 앞서 키움 히어로즈와 고척 3연전에서 스윕승을 거두고 기세등등하게 광주를 찾았다. 롯데가 이번 광주 2연전에서 승리를 싹쓸이 할 경우 5위 KIA와의 격차는 3경기까지 좁혀질 수 있었다. 반면 KIA는 8월 성적이 2승6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데다 필승조가 부상으로 와해된 상태였다.
또 이날 경기에 앞서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하는 이대호의 은퇴투어 행사가 진행됐다. KIA 구단은 2010년 8월14일 광주에서 9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세운 이대호를 위해 기념 트로피를 선물하기도 했다. 롯데 선수들은 이대호를 위해, 그리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승리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러나 롯데는 번번이 부딪혔던 KIA의 벽을 또 넘지 못했다. 선발 투수 나균안이 3회말 2사 1, 2루에서 최형우에게 2루타 2루타,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1타점 3루타를 얻어맞았다.
기선을 뺏긴 롯데는 4회말 치명적 미스플레이를 범했다. 2사에서 김도영의 높이 뜬 타구를 중견수 황성빈과 좌익수 전준우가 서로 미루다 포구하지 못한 것. 황성빈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했으나 너무 소극적이었다.
김도영은 이 타구로 3루까지 내달렸고, 멘털이 흔들린 나균안은 곧바로 박찬호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순간이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황성빈을 교체, 장두성을 중견수로 투입했으나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롯데 불펜이 6회말 대거 4실점을 했다. 진명호가 아웃카운트 2개를 잘 잡은 뒤 한승택과 김도영, 박찬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것. 배턴을 넘겨받은 김대우는 폭투를 던져 실점하더니 이창진을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나성범, 최형우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스코어는 0-9까지 벌어졌다.
이의리에 꽁꽁 묶이던 롯데 타선은 8회초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정보근과 박승욱이 바뀐 투수 이준영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친 것.
그러나 신용수의 타구가 3루수 김도영의 글러브에 잡히더니 더블플레이로 연결됐다. 이후 정훈의 안타로 다시 2사 1, 2루가 됐으나 한동희가 내야 땅볼을 쳐 고개를 숙였다.
2번째 은퇴투어에서는 5번 지명타자로 기용된 이대호는 4타수 2안타를 기록, 팀 내 유일한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쳤다. 그러나 후배들의 부진으로 그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또 은퇴투어에서 승리의 하이파이브를 하지 못했다. 앞서 이대호의 첫 은퇴투어 경기가 펼쳐졌던 7월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롯데는 5-8로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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