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공습' 프로야구·프로축구 취소는 언제 하나

지난해 4월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예정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초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됐다. 미세먼지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첫 사례였다./뉴스1 DB ⓒ News1 이광호 기자
지난해 4월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예정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초미세먼지로 인해 취소됐다. 미세먼지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된 첫 사례였다./뉴스1 DB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최악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쳤다. 대표적인 옥외 스포츠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도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지난 5일 미세먼지 관련 긴급 점검회의를 열기도 했다.

국가적인 재난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프로 스포츠도 미세먼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옥외 스포츠인 야구와 축구의 경우 선수는 물론 관중들도 미세먼지의 영향에 노출돼 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모두 지난해부터 미세먼지 관련 규정을 신설·강화했다. 그러나 경기 취소 외에는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근심이 깊다. "국가도 어쩌지 못하는 것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프로야구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있다. 오는 12일부터 시범경기가 펼쳐지고 정규시즌 개막일은 23일이다. 아직 시범경기까지 일주일이라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월6일 프로야구 잠실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전은 사상 최초로 '미세먼지 취소' 결정이 내려진 경기다. 같은날 수원 한화 이글스-KT 위즈전, 인천 삼성 라이온즈-SK 와이번스전도 연이어 미세먼지로 취소됐다.

당시 잠실 경기 취소 결정을 내린 김용희 경기운영위원은 "오늘 같은 날씨라면 관중들도 쾌적하게 경기를 관람하기 힘들고, 선수들도 최상의 플레이를 보여주기 어렵다"며 "오후 3시부터 계속 체크를 했는데 공기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서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월 미세먼지로 인한 경기 취소 규정을 강화했다. 지난해까지 모호했던 경기 취소 기준도 분명히 했다.

지난해까지 KBO 규정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경기운영위원이 기상청에 확인한 후 심판위원 및 관리인과 협의해 취소를 결정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KBO는 이를 '미세먼지 경보(PM2.5 150㎍/㎥ 또는 PM10 300㎍/㎥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 시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로 바꿨다.

최근 미세먼지 수치가 점점 올라가면서 KBO 내부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시범경기까지 마친 뒤 취소 규정을 더욱 세분화할 가능성도 떠오르고 있다. KBO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주말 개막한 프로축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 취소 외에는 마땅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리그 중간중간 컵대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팍팍한 일정이라 경기 취소도 쉽지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 4월 미세먼지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경기 감독관은 '경기 개최 3시간 전부터 경기 종료 시까지 경기 개최 지역에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황사 등에 관한 경보가 발령되었거나 경보 발령 기준 농도를 초과하는 상태인 경우' 경기의 취소 또는 연기를 결정할 수 있다.

아시아클럽대항전, A매치의 경우 미세먼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AFC와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는 아직 미세먼지 관련 지침이 내려오지 않았다. 실제 5일 창원축구센터에서는 경남FC와 산둥 루넝의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미세먼지 속에 강행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도 만들었지만 마땅히 경기 취소 외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경기 취소도 일정 때문에 쉽지가 않고, 클럽대항전의 경우 현 상황에서 취소 자체가 안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doctor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