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은 고립·은둔 청소년 "대화 어려웠고 학폭 겪어" 한목소리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상담자 대상 조사 결과 발표

고립·은둔 청소년을 지원한 상담사 대상 조사 결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보고서 갈무리)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고립·은둔 청소년 대부분이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꼈고, 또 학교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사회적 고립 청소년은 약 14만 명으로 추정된다.

29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을 위한 기초조사'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조사 대상은 전국 청소년 상담 복지센터 및 학교밖 청소년 지원센터 종사자 중 고립·은둔 청소년을 상담한 적이 있는 상담사 140명이다.

조사 결과 상담사 86.4%가 고립·은둔의 이유로 대화, 단체 활동 같은 인간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꼽았다. 또 65%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 학교폭력 등을 경험해서'라고 대답했다.

다음은 가족 갈등, 가정폭력, 부모 이혼 등 가정문제로 인한 돌봄의 부재(52.9%), 부모의 과잉 통제, 과잉 보호(36.4%)다.

고립·은둔 이전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학교·동네에서 괴롭힘이나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이 65.7%로 가장 높았다.

'부모님이 때리거나 꾸짖고 모욕했던 경험'은 절반가량(46.4%)을 차지했다. 또 상담자 중 83.6%가 고립·은둔 청소년들이 우울을 호소하고 70.7%는 불안, 64.3%는 광장·사회 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상담자가 바라본 청소년의 재은둔 계기는 대인관계의 어려움 및 갈등 경험(23%), 복교 등 새로운 생활 적응 실패(23%)였다.

청소년상담개발원 측은 "현재 청년실업, 청년고립 등 청년 연령에 초점을 두고 정책연구 및 지원이 추진되고 있으나, 많은 연구에서 고립·은둔은 주로 청소년기에 시작된다고 본다"며 "청소년 시기에 적절한 발달과업을 완수하지 못할 경우, 성인기까지 고립·은둔이 장기화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