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떨어뜨려 두개골 골절…운다고 귀 당겨 찢은 산부인과

생후 19일 된 신생아의 귓볼이 찢어져 있는 모습. (MBC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생후 19일 된 신생아가 울고 보채자 '그만 울라'며 귀를 잡아당겨 찢어 놓은 뒤 "면봉으로 각질을 떼려다 난 상처"라고 태연스럽게 거짓말했다.

'큰일 보는 아이 주저앉힌' 놀부의 심술보다 더한 짓을 한 이는 다름 아닌 산부인과 간호조무사.

이 사실을 보고받은 병원 측은 서로 짜고 거짓말을 하고 피가 묻은 배냇저고리를 몰래 버리기까지 했다.

지난 1일 부산지검 서부지청 금융경제범죄전담부(장욱환 부장검사)는 신생아 학대 사건 은폐 범행을 주도한 부산 사하구 모 산부인과 수간호사 A씨(45), 행정부장 B씨(56)를 증거위조, 의료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병원장, 간호조무사 C씨 등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A씨는 2021년 2월 17일 간호조무사 C씨가 '생후 19일 된 아기 귀를 잡아당겨 상처를 냈다'며 다급하게 사진과 메시지를 보내자 "목욕 시간에 면봉으로 신생아 피부 각질인 태지를 떼려다 난 상처"로 조작한 혐의다.

B씨는 병원 관계자들에게 위증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C씨는 아이가 잠을 자지 않고 보채자 CCTV 사각지대로 데려가 귀를 잡아당겨 연약한 아이의 귀가 찢어지는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혔다.

부모는 "치료를 받기 위해 아이를 성형외과로 데려갔는데 '결이 지그재그로 난 것을 볼 때 살을 비튼 것 같다'는 의사 말을 들었다"면서 이후 C씨를 고소했다.

당초 C씨만이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지만 공판 유지 과정에서 검찰은 병원 측이 조직적으로 사건 은폐에 가담한 사실을 확인, 관계자들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해당 산부인과는 2022년 12월에도 생후 13일 된 신생아를 떨어뜨렸지만 곧장 부모에게 알리지 않다가 아이 머리가 부어 오르자 그제야 '아이가 떨어졌다'고 말한 혐의로 간호사 등 3명이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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