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복지장관, 여야 합의 시 소득대체율 44%도 수용 의사(종합)

조규홍 "구조개혁 다 하려다 보면 모수개혁도 되지 않아"
"국고 지원 더 확대돼야…정부 개혁안서 기초연금 인상안 제시"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여야가 국민연금 개혁안 논의 과정에서 44%가 넘는 소득대체율에 합의하더라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서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이 연금개혁특위에서 정기 국회에서 1차로 모수개혁을 하고 내년 정기국회 때 구조개혁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하는데 정부의 의견은 어떤가"라고 조 장관에게 물었다.

조 장관은 "구조개혁은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에 모든 걸 다 하다 보면 모수개혁도 되지 않는다"며 "모수개혁의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그걸 판단하는 데 직접 연결돼 있는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정도는 같이 가 줘야 한다"고 말했다.

모수개혁은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 등을 조정하는 개혁 방식이다. 반면 구조개혁은 국민연금 제도 밖에 있는 기초연금, 퇴직연금, 직역연금 등 노후 소득 보장 체계 전반을 함께 손보는 방식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여야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데 합의했고 소득대체율 45%와 43%를 두고 막판 합의를 시도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측에서 구조개혁을 위해 22대 국회로 연금 개혁 과제를 넘기자고 주장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서 의원은 "지난 국회에서 합의가 가능한 수치 모수 계획안이 있었는데 그것을 걷어찬 게 정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소득대체율 42%에서 44% 사이가 쟁점이 될 걸로 보이는데, 만약에 (여야 합의안이) 44% 이상이 되면 또 거부권을 행사할 건가"라고 물었다.

조 장관은 이에 "그렇지는 않다"고 답했다. 서 의원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나"라고 재차 묻자 "그렇다"고 답하며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될 수 있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경우 2050~2090년 물가상승률을 2%로 추계하더라도 연금액 인상률은 1%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연금개혁안에서 기대여명, 가입자 수 증감에 따라 물가 상승에 따른 연금액 인상 수준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자동조정장치를 제안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어 "장애인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도 물가 상승에 비례해 연금을 인상하는데 정부안대로면 국민연금만 물가 상승에 턱없이 부족한 급여를 받게 된다"며 "국민연금 가입자만 특별히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 이유가 있냐"고 조 장관에게 물었다.

조 장관은 "그렇지는 않다"며 "지금 이것도 실질적으로 (급여액) 인상 폭이 제한되는 건 맞지만, (자동조정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줄어드는 금액은 좀 달라진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정부 설명대로 일본 스웨덴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 나라들은 모두 급여가 충분히 지급되는 상황에서 국고를 투입하고, 보험료율을 최대 한도까지 올려 보험료 조정의 여지가 없게 됐을 때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지난해 13조 7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공적 연금에) 투입했다"며 "우리 정부는 작년 말 국고 7700억 원을 (국민연금에) 투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국고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하며, 이번 개혁안에서도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며 "이와 별도로 기초연금 인상 계획도 같이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