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국민연금에 0.77조 쓰면서 사적연금 세제혜택은 1.4조원"
박희승 의원, 국감 질의서 "정부안대로 사적연금 활성화 시 노후 양극화 심화" 주장
- 김유승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자동조정장치 도입으로 국민연금 혜택을 축소하는 대신 소득 상위층이 주로 받는 사적연금을 활성화하면 향후 노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을 요약해 보면, 보험료율을 올리고, 자동안정화장치(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해 실질 급여액을 깎는 대신, 사적연금을 활성화할 테니 부족분은 그것으로 메꾸라는 취지로 보인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정부가 제시한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경우 2050~2090년 물가상승률을 2%로 추계하더라도 연금액 인상률은 1%에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을 향해 "장애인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다른 공적연금도 물가 상승에 비례해 연금을 인상하는데 정부안대로면 국민연금만 물가 상승에 턱없이 부족한 급여를 받게 된다"며 "국민연금 가입자만 특별히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 이유가 있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그렇지는 않다"며 "지금 이것도 실질적으로 (급여액) 인상 폭이 제한되는 건 맞지만, (자동조정장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줄어드는 금액은 좀 달라진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정부 설명대로 일본 스웨덴 독일 등 다른 나라들도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하고 있지만, 이 나라들은 모두 급여가 충분히 지급되는 상황에서 국고를 투입하고, 보험료율을 최대한도까지 올려 보험료 조정의 여지가 없게 됐을 때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했다"며 "일본은 지난해 13조 70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공적 연금에) 투입했다. 우리 정부는 작년 말 국고 7700억 원을 (국민연금에)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국고 지원이) 더 확대돼야 하며 이번 개혁안에서도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며 "이와 별도로 기초연금 인상 계획도 같이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아울러 "정부가 국민연금을 흔들어 놓고 공적연금 운용 책임이 있는 정부가 사적연금 활성화를 대안이라고 제시했다"며 "노후 준비가 시급한 사람은 저소득 근로자이지만, 근로자 10명 중 5명만 퇴직급여에 가입하고, 이 5명 중 2명은 대기업 종사자"라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사적연금 가입자 중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인구 비중은 13.6%에 불과하다"며 "사적연금 가입자 절반이 기존 소득 상한 이상의 사람들인데 정부는 이들의 사적 연금 가입을 장려한다며 연평균 1조 4000억 원의 세수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적연금에는 7000억 원 남짓 쓰면서 사적 연금 활성화에 1조 4000억 원의 세수 손해를 감수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조 장관은 "사적연금 계산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지만 1조 4000억 원의 혜택이 있다고 하면 이것은 가입자한테 돌아가는 것이지 정부한테 돌아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박 의원은 "그렇지만 사적연금에 가입한 사람들이 세제 혜택을 봄으로써 국가의 지원을 받는 것 아닌가"라며 "사적연금을 활성화한다면 지금도 심한 노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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