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한국전쟁 때 기독교인 54명 희생사건 진실규명 결정

6.25 전후 충북·전남·경북서도 희생자 발생…관련 기관 후속 조치 권고

김광동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 2024.5.2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한국전쟁(6·25전쟁) 동안 충청지역에서 적대세력에 희생된 기독교인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11일 열린 제80차 위원회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국가와 관련 부처 등에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진실화해위가 논산지역의 병촌성결교회(이하 병촌교회)에서 발생한 집단희생 사건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기독교인 54명에 대한 진실규명이 결정됐다.

병촌교회 기독교인 희생 사건은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발생한 54명의 희생자 중 여성이 30명(55.6%), 남성은 24명(44.4%)이었다. 19세 미만 희생자가 53.7% (29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교회 직급으로는 '주교생'으로 불리는 교회학교 학생이 16명(29.6%)으로 가장 많았다.

이번 결정은 전북지역 기독교인 희생 사건과 충청지역 천주교인 희생 사건에 이어 진실화해위원회가 직권 조사한 종교인 희생 사건의 세 번째 진실규명 결정이다.

이와 별개로 1948년 4월부터 1951년 5월까지 충북 충주군(현 충주시), 제천군(현 제천시), 음성군, 청주시, 청원군, 옥천군, 영동군에 거주하던 주민 21명이 군인이나 경찰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또는 부유하거나 좌익에 비협조적이고 우익활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적대세력에 희생됐다.

또 충북 청주·청원 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및 예비검속 대상자 37명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6월 말부터 7월 초순 사이에 경찰에 의해 예비검속돼 각 지역 경찰서 등에 구금됐다. 이들은 같은 해 7월 중순까지 청원군 가덕면 피반령 고개, 남일면 고은리 분터골, 미원면 머구미 고개,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 아치실 등지에서 군경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전남 진도군 임회면·조도면·지산면에 거주하던 주민 10명이 1950년 10월부터 1951년 1월까지 인민군 점령기 부역 혐의가 있다는 이유 등으로 거주지 일대에서 경찰에게 희생됐다. 희생자들은 연령별·성별로는 20~30대 남성이 대다수였다. 가해 주체는 진도경찰서, 임회지서, 금갑출장소, 조도지서, 지산지서 소속 경찰로 확인됐다.

경북 김천지역에 거주하던 주민 2명은 1950년 7월쯤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했거나 요시찰대상자라는 이유로 김천경찰서 소속 경찰, CIC(방첩대) 등 국군에게 연행돼 김천시 구성면 광명리 대뱅이재 등지에서 희생됐다.

희생자는 남성 1명, 여성 1명이며, 모두 20대로 농업과 가사에 종사하는 비무장 민간인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김천경찰서와 관할 지서 경찰의 연행이나 출두 요구로 김천경찰서 유치장, 김천교도소 등에 예비검속으로 구금됐다가 구성면 대뱅이재, 구성면 돌고개 등지에서 살해된 것으로 조사됐다.

진실화해위는 해당 사건들과 관련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조치, 추모사업 지원, 역사 기록 반영, 평화인권교육 실시 등을 권고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