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간 10조 아닌 1조3000억 투입해도 간병비 지원 가능"
요양병원협회, 국회 토론회서 '사업 조기 실시' 주장
- 강승지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국민들의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한 가운데 요양병원들은 "정부가 연간 1조3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의 돈을 마련하면 간병이 필요한 전국의 요양병원 환자에게 간병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정부가 추산한 연간 10조원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간병비 지원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올바른 간병 급여화로 가기 위한 첫 걸음-간병 급여 본사업 조기 실시를 위한 토론회'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민 간병 부담 경감방안'을 발표한 정부는 오는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요양병원 10곳을 대상으로 일부 입원환자 간병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에 나선다. 지원 대상은 의료 서비스와 간병 필요가 모두 높은 환자를 의료·요양 통합 판정 방식으로 정한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 5단계 분류체계 중 의료최고도·의료고도 환자면서 장기요양 1~2등급 수준에 해당하는 환자에 간병 서비스가 제공된다. 다만 지원 기한은 환자 중증도에 따라 다르게 설정한다.
현재 요양병원 간병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고 전액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본인부담률은 20~30% 수준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구체적인 본인부담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1차 시범사업으로 간병인 1명이 평균 4명의 환자를 맡을 예정이다. 간병인이 2교대 또는 3교대 근무할 수 있다. 간병인은 간호사의 지도·감독 하에 간병을 하고 의료행위는 불법이므로 엄격히 제한한다. 또 1차 시범사업 예산은 건강보험이 아닌 국비에서 지원한다.
협회는 "최저임금을 감안해 간병인 인건비는 2교대 365만9239원, 3교대 267만5000원으로 책정할 수 있다"면서 "1단계 시범사업에 6대 1(환자 6명에 간병인 1명) 기준 간병인 3교대로 의료최고도·고도 환자 수(60명)을 적용했을 때 14억원의 돈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확대한다면) 6대 1(환자 6명에 간병인 1명) 기준 요양병원 내 의료최고도·의료고도 환자 수(총 6만6449명)를 적용하면 5만3519명의 간병인이 필요하며 약 1조7064억원의 돈이 든다"고 밝혔다.
협회는 "1조7000억원의 돈을 국가가 80%, 본인이 20% 부담한다고 가정했을 때 1조3651억원의 돈이 필요하다"며 "언론을 통해 연간 간병비가 10조원대로 추산된다고 하나, 이는 다른 셈법으로 마련된 것으로 보이며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 발간 자료와 202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요양병원 유형별 특성분석과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정책 제언'에 기반해 예산을 자체적으로 추산했다는 입장이다.
또한 협회는 "요양병원에 입원치료가 불필요한 환자들이 장기 입원한 현실을 고려해, 요양병원 기능 재정립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며 "욕창 등 행위별 수가를 늘려야 하며 의료-요양 전달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도 요구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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