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마약 치료병원 폐원?…복지부 "특단의 대책 강구"

인천참사랑병원 가장 많은 실적에도 경영난 허덕
"마약중독자 치료보호기관 지원 미흡…제도보완"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인천참사랑병원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9.1/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수도권 최대(지정병상 수 기준)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인 인천참사랑병원이 운영난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1일 "운영상 어려움이 큰 것은 사실이다.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 매체는 이날 인천 서구의 천영준 인천참사랑병원 원장이 "올해 말까지 병원 문을 닫으려고 한다"고 말했다며, 그가 10월 말쯤 기자회견을 열고 폐업 관련 소회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인천참사랑병원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병원 폐쇄 방침은 확정된 바 없다. 다만, 운영상 어려움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해당 병원이 폐쇄되지 않도록 마약치료보호기관들의 운영상의 어려움 완화를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이 지난 7월 발간한 '2022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보면 인천참사랑병원은 지난해 마약류 중독 치료 보호기관 21곳 중 가장 많은 치료보호 실적을 내는 곳이다.

인천참사랑병원은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6명→126명→71명→164명→276명의 마약류 중독자를 치료보호해왔다.

2022년 기준 경남 창녕의 국립부곡병원이 134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대구의료원(4명), 국립정신건강센터(2명), 경기 계요병원(2명), 대전 참다남병원(1명), 부산광역시의료원(1명), 전북 원광대학교병원(1명) 등은 실적이 미미하다.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이지만 1명도 치료보호하지 못한 곳도 13곳인 데 비하면 인천참사랑병원의 실적은 대조적이다.

그러나 마약류 중독 환자 치료 보상이 부실해 이 병원을 비롯한 대다수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이 운영난 등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박 차관은 "최근 젊은층을 대상으로 마약류 중독자 수가 급증하는 등 우리 사회에 마약 문제가 만연하고 마약류 중독자에 대한 치료가 중요함에도 치료보호기관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인정했다.

박 차관은 "마약중독 치료가 어려운 반면 치료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니 의료기관과 의료진이 기피하는 문제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강구 중"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구체적으로 단순한 치료비 지원을 넘어 운영 손실에 대한 국가 보전 등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운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재 마약치료보호기관 24개소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운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마약치료보호기관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정부는 마약치료기관 대책을 포함해 예방, 치료, 재활 그리고 일상회복을 아우르는 정신건강 혁신, 정책 혁신 방안을 연내에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병원 측도 "병원 폐쇄 방침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1일 중 정정 보도자료와 (입장문을)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