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이태원 참사 국가 책임 인정하고 희생자·유족 존중해야"
진상규명·책임자 조치·재발책 수립 입장 제시
- 조현기 기자
(서울=뉴스1) 조현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지난해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하고 희생자와 유족을 존중하는 방식의 애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인권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황보고서'를 발간했다.
인권위는 보고서에서 "재난·참사의 예방 단계, 발생과 수습 단계, 진상조사와 회복 단계 등 각 단계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이태원 참사를 평가했다.
이어 "한국 사회의 재난안전 관리와 예방 체계, 국민 안전을 대하는 국가 지도층의 책임 의식에 근본적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인권위는 핼러윈 축제에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됐는데도 관계기관이 안전 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고 신고가 접수된 후에도 신속하게 조치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진상조사 과정에서 사고 책임자의 처벌이나 희생자와 유가족을 존중하지 않는 방식의 추모 및 애도, 혐오 표현과 2차 가해가 문제시됐다고 언급했다.
인권위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인정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 책임자에 대한 상응한 조치, 재발방지대책 수립 등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한 심리적 지원과 배상·보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보고서에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신당역 살인사건 △촉법소년 상향 연령의 하향 조정 논의 △노란봉투법 등 지난해 우리 사회 주요 이슈를 분석한 내용도 담겼다.
인권위는 특히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 "전 세계 194개국에 성평등 전담기구가 설치돼 있고 160개국에는 독립부처 형태로 존재한다"면서 "여성가족부의 해체보다는 안정적으로 여성 인권과 성평등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체계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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