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도 좋지만 면역 질환에 신음하는 문신...원인은 염료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박정수 부연구위원, 국내외 문헌 77건 등 분석
B형·C형 간염, 매독 등 유해사례 보고…시술자 교육·자격 관리 필수

청소년들을 상대로 조직폭력배형 문신을 해준 문신업소./ⓒ News1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문신이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다양한 연령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가장 많은 유해 사례로 면역 질환이 보고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NECA)에 따르면 최근 발행된 의료정책연구소 학술지 '의료정책포럼'에 NECA 박정수 부연구위원이 기고한 '문신 관련 유해 사례에 관한 구조적 문헌 고찰과 유형화'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을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외 10개 데이터 베이스(DB)를 이용해 문신 유해 사례를 검색하고 77건의 문헌을 토대로 원인 등을 분석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문헌으로 보고된 문신 유해 사례는 면역 관련 질환으로 육아종, 알레르기 반응, 거짓림프종, 사르코이드, 포도막염 등이었다.

이 중 가장 많이 보고된 사례는 거짓림프종, 육유종증, 이물육아종이었다.

거짓림프종은 구강 같은 호흡기 입구에 해당하는 두경부, 사지, 가슴, 밖에서 보이는 여성의 성기를 총칭하는 외음부 등에 단발성 결절(5~10㎜ 크기 피부 발진), 작은 피부 발진인 구진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약제나 문신, 감염, 옴, 침술 등이 관련돼 발생한다.

전신으로 퍼지는 만성 염증 질환인 유육종증은 피부를 포함한 내부 장기에 침범해 호전과 재발 증상을 반복한다.

육아종은 만성 염증이 계속되면서 손상된 세포와 주변 이물질이 서로 뒤엉켜 뭉쳐진 것을 말한다. 육아종이 커진 조직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박정수 부연구위원은 "많은 사람들이 문신을 편리한 미적 수단으로 선호하고 있다"며 "현재 불법적인 시술로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부작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B형·C형 간염, 매독,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색소 퍼짐 현상, 침착 등도 유해 사례로 꼽혔다.

문신 유해 사례가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염료로 추정된다. 붉은색 염로에는 황하수은(HgS), 푸른색 염료에는 코발트 등 중금속이 포함돼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오염된 도구도 감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문신 염료가 박테리아에 오염되거나 여러 명에게 바늘을 반복 사용한 경우, 부적절한 위생 상태에서 시술하면 급성·만성 간염이 발생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박정수 NECA 부연구위원은 "문신업 합법화에 대해 양성화를 주장하는 찬성 의견과 비의료인의 문신 행위로 인한 유해 사례를 지적하는 반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신 유해 사례를 방지하려면 문신용 염료와 시술자 교육, 자격 관리 등이 필요하다"며 "사회적 허용에 앞서 유해사례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이 먼저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