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서 못 잤다"…올 7월 열대야 '8.8일' 3배 늘었다

30년 만에 '최다'…강릉 17일·서울 13일
최저기온 역대 2위…속초 '밤 30도' 처음

내륙 곳곳에 폭염특보가 확대 발령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이 51도를 나타내고 있다. 열화상카메라 화상은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곳은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열화상 카메라 촬영) 2024.6.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난 달 전국 평균 열대야는 8.8일로 역대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기온도 1973년 현대적 관측이 시작된 이래 2번째로 높았다.

7일 기상청의 '7월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7월 열대야 일수는 평년(2.8일)보다 약 3배가량 많이 발생했다. 강릉과 포항, 정읍 등의 열대야 일수는 17일이었으며 서울 열대야는 13일로 기록됐다.

열대야가 많았던 것은 새벽과 밤의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높았던 영향이 컸다. 7월 전국 평균 최저기온은 23.3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평년(21.2도)보다는 2.1도 높았다. 역대 가장 높았던 때는 1994년(23.4도)으로 올해보다 0.1도 높았다.

최저기온이 높았던 것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자주 유입됐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가 자주 내리며 낮 동안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밤에 수증기로 인해 기온 하강이 더뎠다"고 설명했다.

7월 일별 전국 평균기온(위)과 강수량 추이(기상청 제공) ⓒ 뉴스1

7월 말에는 티베트 고기압도 한반도 부근으로 확장해 강한 하강기류를 만들며 기온이 쉽게 떨어지지 못하게 막았다.

북창원(25.2도)과 강릉(25.0도) 성산(24.9도) 청주(24.7도) 해남(24.3도) 속초(24.0도) 충주(23.2도) 등에서 7월 평균 최저기온 역대 1위 기록이 경신됐다.

월평균이 아닌 일간으로는 강릉(30.4도)과 속초(30.3도)에서 사상 첫 7월 밤 30도 대 였으며 동해(29.8도) 서귀포(28.5도) 영광(27.0도) 파주(26.7도) 영월(26.0도) 의성(25.7도) 등에서 최저기온 기록이 깨졌다.

평균기온(26.2도)과 평균 최고기온(29.9도)은 각각 평년보다 1.6도, 1도 높았다.

의령(27.9도)과 북창원(27.8도) 경주(27.7도) 속초(26.8도) 북강릉(26.5도) 고창(27.1도) 태백(23.9도) 등에서 평균 최고기온 역대 기록이 깨졌다.

7월 전국 강수량은 383.6㎜로 평년(245.9~308.2㎜)보다 많아 역대 10위를 기록했다. 한반도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기압골이 자주 통과하며, 북태평양 고기압과 기압골 사이에서 정체전선과 저기압이 발달해 강수가 잦았다.

단시간에 강한 비가 내리는 곳도 있었다. 군산(131.7㎜)과 파주(101.0㎜) 금산(84.1㎜) 남해(80.5㎜) 보성(78.7㎜) 철원(74.2㎜) 추풍령(60.8㎜) 등에서 시간당 강수량 1위 기록이 경신됐다.

평년보다 높은 습도 탓에 동두천(91%)과 파주(91%) 강진(89%)의 월평균 상대습도 역대 최고 순위도 뒤바뀌었다.

제3호 태풍 '개미'가 대만과 중국 남부 지방을 통과하며 다량의 수증기를 주입해서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