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600㎜ 물벼락'…901명 대피·주택침수·육해공 교통두절(종합2보)

중대본 2단계 발령…호우 위기 경보 '경계' 단계 격상
오후까지 중부지방 중심 강한 비…내일 남부지방으로

수도권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18일 오후 경기 오산시 오산천이 폭우로 인해 범람해 있다. 2024.7.1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장성희 김기현 한귀섭 박우영 기자 = 17일부터 이틀간 전국 각지에 내린 폭우로 인명·재산 피해가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단계를 발령하고 호우 위기 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격상했다.

◇ 하천 범람 우려에…곳곳 인명 구조·'주민 대피령'

18일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공식 인명 피해는 없으나 구조와 대피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파주시에선 월롱면 문산천 일대 도로에 물이 범람해 차량과 50대 여성 2명이 건물에 고립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6시 11분쯤 이들을 찾아 구조했다. 오전 10시쯤에는 호우로 공장 안에 고립된 외국인 근로자 5명을 보트를 이용해 구조하기도 했다.

오전 11시 기준 8개 시도에서 총 628세대 901명이 대피해 210세대 298명이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남(286명), 경기(250명), 경남(186명) 지역에 누적 대피자가 집중됐다.

경기 오산시는 오전 9시 20분쯤 오산천 인근 주민들에게 매홀중 등 인근 대피소로 대피하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충남 당진시는 침수 피해 우려로 이날 오전 9시 43분, 9시 49분쯤 시곡교·역천·당진천·어시장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경기 평택시도 통복동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시는 이날 오전 10시 45분 재난문자를 통해 "통복천 범람위험으로 통복동 6·7통 저지대 주민들은 즉시 기계공고산학협력관으로 대피하시길 바란다"고 알렸다.

현재 한강홍수통제소는 임진강과 한탄강, 안성천 유역 등 곳에 홍수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서울시는 오전 6시 40분 목감천, 7시 50분 도림천에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오전 8시20분에는 동부간선도로 전 구간, 내부순환도로 성수방면 등 8곳의 도로를 통제했다. 현재 내부순환도로만 통행을 재개한 상태다.

오후 2시 15분부터는 잠수교의 차량을 전면 통제했다.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팔당댐 방류랑이 늘어나서다. 같은 시간 기준 초당 방류량은 8500톤 이상이다.

◇호우·산사태로 시설 피해…일부 도로 유실

호우경보가 내려진 18일 서울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전 구간(수락지하차도∼성수JC)과 내부순환도로 성수방향 일부 구간(마장∼성동) 교통을 전면 통제 중이다. 2024.7.18/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호우와 산사태에 따른 도로, 주택 등에 대한 시설 피해도 이어졌다.

경기에서 토사낙석 10건이 발생하고 도로 장애 129건이 집계되는 등 공공시설 피해가 이어졌다. 경기도에서 주택 침수 47건이 신고되는 등 사유시설 피해도 발생했다.

오전 2시 25분쯤 양주시 백석읍에선 산사태로 옹벽이 무너지며 주택을 덮쳤다. 다행히 집 안에 있던 주민 2명의 긴급 대피로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에선 오전 9시 53분쯤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가 유실됐다.

고양에서는 오전 기준 도로 10곳이 침수했으며 강원도에선 강한 비의 영향으로 춘천 사북면 피암터널 앞 도로가 내려앉았다. 소방과 경찰 당국은 오전 11시 10분쯤 터널 앞 도로에 대한 지반 침하 신고를 접수하고 양방향 교통 통제에 들어갔다.

학교 피해도 있었다. 이날 교육부에 따르면 호우로 인한 시설 피해는 오전 10시 기준 총 30곳이다. 피해 유형으로는 '누수'가 27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부분파손'(2곳), '침수'(1곳)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7곳 △인천 2곳 △경기 17곳 △강원 3곳 △충남 1곳이다.

◇호우로 열차 중단…출근길 지각·불편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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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지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1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4.7.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이날 오전에 비가 강하게 온 탓에 출근길 불편도 컸다.

경의·중앙선은 첫 열차부터 1시간가량 운행이 중단되면서 경기 고양·파주시민은 발을 동동 굴렀다. 코레일은 경기 북부에 내린 폭우로 이날 오전 5시 55분쯤부터 문산~대곡 구간의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가 1시간 만인 오전 7시쯤 재개했다.

운행 재개와 함께 일부 역에서는 개찰구로 한꺼번에 몰려든 시민들이 먼저 앞줄에 서기 위해 서로 밀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마저 서행으로 운행돼 각 역사에는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차량을 이용해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도 지각을 피하기 어려웠다. 고양시에선 도로 침수와 곳곳에서 발생한 사고로 극심한 차량정체가 벌어졌다.

뱃길과 하늘길도 막혔다. 인천항 여객 14개 항로, 여객선 17척 중 11개 항로, 13척 운항은 현재 통제된 상태다. 또 오전 8시 기준 인천공항을 오가는 국제선 항공편 1257편 중 25편이 결항 예정이다. 이 중 이날 출발 편 1편은 결항하고 4편은 회항했다.

◇ 비, 얼마나 더 오나

현재 호우특보가 발효된 수도권과 강원내륙, 충남, 전북 북부에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

오전 10시 기준 서울, 인천, 경기, 강원, 충남에 호우 경보가, 경기, 강원, 충남, 충북, 전북에 호우 주의보가 내려졌다.

16일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기 파주 638.5㎜ △경기 연천 507.0㎜ △강원 철원 388.0㎜ △인천 강화 382.1㎜ △강원 화천 286.0㎜ △서울 노원 233.0㎜ △충남 당진 224.0㎜ △경남 남해 207.1㎜ 등이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장맛비는 이날 오후까지 곳곳에 강한 비가 내리다가 세력이 차차 약해지겠다. 정체전선은 남쪽으로 내려간다. 19일에는 전라권을 중심으로 누적 최대 150㎜ 이상 강한 비가 퍼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