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최고 30도' 더위에 "기절할 뻔"…곳곳 역대 4월 최고기온 경신(종합)

철원 29.9도 정선 32.2도…기상청 "4월 일최고기온 기록"
아이스크림 가게는 '북적'…"봄이 짧아져서 많이 아쉬워"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등 초여름 날씨가 이어진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4.1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4월부터 이렇게 더운 건 말이 안 돼요. 지구 멸망이 다가오는 것 같아요."

반팔 반바지 차림의 마포구 거주 직장인 박 모 씨(32)는 "점심을 먹으러 밖에 나왔다가 더위 때문에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1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며 곳곳이 역대 4월 중 가장 더운 날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이날 강한 일사와 더불어 남쪽에서 유입된 따뜻한 공기까지 더해져 일부 지점에서는 4월과 4월 중순 일최고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29.9도까지 오른 강원도 철원은 2012년 4월 30일 기록된 29.8도를 넘어 역대 4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강원도 정선군 역시 이날 32.2도로 전날(13일) 기록한 30.3도를 넘어선 역대 4월 최고 기온이었다.

서울은 29.4도로 2012년 4월 30일 이후 역대 4월 중 세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4월 중순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 기온이다.

그 밖에 4월 중순 기준 올해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한 지역은 △동두천 30.4도 △이천 29.7도 △춘천 30.3도 △원주 30.1도 △인제 30.5도 △홍천 30.9도 △군산 27.5도로 나타났다.

한여름 날씨와 다름없는 더위에 길거리로 나온 시민들은 대부분 지친 표정이었다. 모자나 양산을 써서 따가운 햇빛을 가리고 긴 소매를 걷어 올린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아예 외투를 벗어 팔이나 허리에 걸친 채 반팔·민소매 차림으로 다니거나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먹는 시민들도 보였다.

전국적으로 초여름 날씨를 보인 14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시민들이 태닝을 즐기고 있다. 2024.4.14/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이날 오후 1시쯤 한 대형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내부는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직원 1명이 밀린 손님들의 주문을 처리하느라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직원은 "아침에는 괜찮은데 날이 더워질수록 손님들이 많이 몰려들어 한 명이 근무하기 벅찰 정도"라며 "오늘 12시부터 1시 사이에 아이스크림 35개를 팔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정 모 씨(33)는 "오늘 날씨 보고 옷장에서 여름옷을 꺼내 입고 나왔다"며 "봄이 짧아져서 많이 아쉽고 최근 몇 년간 이상기온 현상이 잦은데 기후 문제가 걱정된다"고 전했다.

파주에 사는 주부 이 모 씨는 "벌써 집에 모기가 들어오고 있다"며 "작년 여름도 정말 더웠는데 이번 여름은 어떻게 견뎌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주말과 휴일을 이용한 나들이 차량도 많아 고속도로 곳곳도 혼잡한 상황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전국에서 482만 대가 고속도로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영동선과 서해안선 등 주요 서울 방향 노선에서 정체가 나타나고 있다.

주말 내내 지속된 초여름 날씨는 15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20도 내외로 한풀 꺾여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겠다. 기상청은 이번 주 중후반(17~19일) 다시 낮 기온이 19~26도로 오르면서 평년보다 다소 높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전국적으로 초여름 날씨를 보인 14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나무 그늘 밑에 텐트를 치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4.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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