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나선 이주노동자들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사업장 이동자유 보장하라"

'이주노동자 노예노동 강요하는 고용노동부 지침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과 이주노동자들이 19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고용허가제 폐지와 사업장 이동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 2012.8.19/뉴스1 © News1 이정선 기자

</figure>'이주노동자 노예노동 강요하는 고용노동부 지침 철회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9일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고용허가제와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는 고용노동부의 지침을 폐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300여명의 필리핀, 네팔, 캄보디아 등 각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이날을 '이주노동자 투쟁의 날'로 정하고 노동기본권과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이들은 고용허가제가 사업장 변경을 3회로 제한하고 계약 체결기간을 3년 이내에서 정할 수 있도록 해 이주노동자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강제노동을 강요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정영건 부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왜 사업장을 옮기겠냐. 그 사업장이 임금 체불이 있거나 폭행을 하거나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노동자들이 사업장을 바꾸는데 그것을 막는 고용노동부는 인권을 차별하고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세상의 모든 노동자들이 국적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갖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를 일회용 노동자로 생각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들이 어떤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지, 왜 사업장을 변경하는지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산업연수생제도 대신 고용허가제를 시행된 지 10년이 다 됐지만 이주노동자 문제는 줄지 않고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제도를 한국 정부는 하루빨리 폐지해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회를 맡은 이주민 인권활동가 소모뚜(37)씨는 자신이 활동 중인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크랙다운'의 노래 '월급날'과 고용허가제 폐지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 '우리가 원하는 건'을 불렀다.

필리핀, 네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베트남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무대에 올라 이주노동자로서 겪었던 경험과 고용허가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접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어 '고용허가제', '사업장 이동 제한',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고용노동부', 노예노동' 등의 문구가 적힌 판에 물풍선을 던지는 행사로 집회를 마무리한 후 오후 4시30분께 보신각에서 종로 2가를 거쳐 명동성당까지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한편 이달 1일부터 시행된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은 이주노동자들에게 구인업체의 정보를 주지 않고 업체에만 구직자 명단을 주도록 해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 변경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hm334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