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17일 통합진보당 지지철회 결정할듯(종합)
"논쟁 끌려가다 현장 조직력도 잃을 판"
11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News1 송원영 기자
</figure>민주노총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폭력사태로 파행되자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해 지지철회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지철회 여부를 결정하는 중앙집행위원회는 오는 17일 오후2시 열린다.
민주노총 핵심 관계자는 14일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민주노총도 2005년 임시대의원대회가 폭력사태로 무산된 경험이 있어 폭력사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며 "원인이야 어떻든 결과가 이렇게 된 마당에 지지철회를 할 것은 거의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산별노조 위원장들이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인데다가 이 가운데에는 19대 총선 당시 통합진보당을 사실상 배타적지지 정당으로 결정할 때부터 반대했던 이들이 포함돼 있다.
지지철회는 곧 '집당탈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핵심관계자는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의 근간인 민주노동당을 만들어낸 조직이고 정치방침을 정했던 당원들이 대다수 통합진보당에 승계돼 있다"며 "지지철회를 한다는 것은 정치방침을 철회하는 것이고 이는 곧 집당탈당으로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집당탈당 이후 민주노총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뚜렷한 대안이 없어 갑론을박이 이어지다보면 민주노총이 딜레마에 빠질 우려마저 제기된다.
즉 민주노총 간부들이 통합진보당 사태로 논쟁만 벌이다 보면 정작 오는 6월로 예정된 사용자측에 대한 경고파업을 현장에서 투쟁으로 이끌어갈 사람이 없게 되고 결국 8월로 예정된 총파업마저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민주노총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핵심관계자는 "화물노조, 쌍용차 정리해고자 등 현장조합원들은 생존을 위해 투쟁에 나서고 있는데 정작 민주노총 간부들이 6월 경고파업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현장의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힘을 잃은 민주노총은 노동정치에서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게다가 민주노총이 논쟁에 이끌려가면서도 통합진보당의 사태해결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미미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결국 논쟁의 주도권도 가지지 못한 채 민주노총이 현장의 힘마저 잃게 되는 최악의 사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핵심관계자는 "민주노총 내부에서 이같은 딜레마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대안을 하나로 모으기는 어렵다"며 "오는 1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지지철회 방침은 결정하겠지만 향후 대책에 대해서는 그날 대안을 정하지는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l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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