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흔드는' 직장괴롭힘'…피해 10명 중 1명 "극단선택 고민"
"회사에 고통 호소해도 대응·조치 안해"
-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노동청에서 직장내 괴롭힘을 인정받았지만 회사가 가해자와 분리조치를 하지 않는 바람에 1년 넘게 가해자와 같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죽어야 가해자들이 잘못을 인정할까요?"
"직장내 괴롭힘으로 극단 선택 충동까지 있습니다. 오랜 기간 인사팀에 호소했지만 아무런 대응이나 조치를 해주지 않습니다."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 10명 중 1명이 극단 선택까지 고민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갑질119가 26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내 괴롭힘 경험자 중 10.9%가 극단 선택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내 괴롭힘 경험자 중 생산직 14.7%, 서비스직 14.6%, 사무직 7.8%가 극단 선택을 고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올해 1월부터 11월20일까지 접수한 신원 확인 상담 이메일 1592건 중 53건(3.3%)에 극단 선택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나 관련 상황이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괴롭힘 신고 이후 조사가 길어지거나 보호 조치 없이 방치되는 사례가 특히 많았다.
직장갑질119의 최승현 노무사는 "현행 괴롭힘금지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는데다 괴롭히는 사람이 사업주이면 조사조치 의무가 제대로 되지 않는 등 여러 한계가 있다"며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직장내 괴롭힘 인정 기준을 도리어 강화할 수 있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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