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공운수노조 파업…서울대·경북대병원 동참, 진료차질 우려

병원 노사 "필수유지인력 남는다"…교섭결렬 시 장기화 가능성
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경북대병원 본원·칠곡경북대병원 해당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노조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2차 공동파업 돌입 선포 및 정부 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11일부터 건강보험노조와 부산지하철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경북대병원분회 등 4개 공공기관 사업장 2만5천여명이 파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3.10.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공공운수노조)가 오는 11일부로 민영화 중단 등을 촉구하는 2차 공동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노조가 동참하기로 해 진료 차질이 우려된다. 파업 장기화 가능성도 있어 환자들은 사전에 병원 안내를 확인해야 할 전망이다.

8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공공운수노조에 속한 △국민건강보험공단 노동조합(건보노조) △부산지하철노동조합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 총 4개 공공기관 소속 2만5000여명의 노조 조합원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건보노조는 17일까지 지역본부별 순환 파업을 하고 18일부터 전면 파업에 나설지 현재 논의 중이며 그 외 3곳은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 9월 진행된 철도노조 파업을 시작으로 11월까지 총 3차례에 걸친 공동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파업은 '재벌 보험사 배불리기'로 보장성이 악화된 병원비 때문"이라며 "(공공부분에) 민영화가 안 되고, 안전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11월, 12월 (추가) 파업을 해 끈질기고 완강하게 이야기할 것"이라고 3차 파업도 시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2022년 11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열린 '가짜 혁신안 폐기! 서울대병원 파업사태 해결! 총력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2.11.2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우선 약 3800명의 서울대학병원·서울시보라매병원 조합원으로 구성된 서울대병원분회는 하루 1000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환자실·응급실 등 필수유지인력은 모두 현장에 남는다. 분당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분회에 속하지 않아, 이번 파업과 무관하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의사 성과급제 폐지, 공공의료 수당 신설, 어린이병원 병상수 축소 금지 및 무상의료 시행, 환자 정보 보호, 영리자회사 축소 등 의료공공성 강화 △필수인력 114명 충원 △실질임금 인상 및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사측은 기획재정부의 인력 통제, 공공기관 경영평가, 총인건비 통제 등을 이유로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영태 병원장은 공공병원장으로서 공공의료에 대한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는 등 전혀 파업사태 해결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병원분회는 2022년 11월에도 공공성 강화와 인력 충원 등을 주장하며 3일간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이번 서울대병원분회의 파업 방침에 서울대병원 측은 "노사는 필수유지 인력을 남기고, 최대한 가동 인원 등을 동원해 진료에 차질 없게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북대학교병원 본원과 칠곡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이 참여 중인 경북대병원분회도 지난 6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병원 측과 가진 조정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같은날 조합원 투표 결과에 따라 11일부터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경북대병원분회는 간호인력 충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국립대 병원이 공공기관 운영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 대신 파업 시 필수유지인력을 두기로 합의했다. 경북대병원분회에는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등 2400명의 조합원이 있다.

각 병원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8월에 20일간 파업을 한 부산대병원 노조의 파업은 환자들의 수술이나 외래진료 취소·연기는 물론, 대규모 퇴원으로 이어진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병원 노사는 파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교섭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건보노조는 직무성과급 임금체계 추진 저지 등을 이유로 파업에 나선다. 직무성과급제는 직무급을 확대해 고정급여에서 연공급 기반 보수를 줄이고 총보수 대비 성과급 비중을 늘리는 임금체계다. 건보노조는 공단의 성실한 교섭 참여를 촉구하는 한편 무기한 총파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