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관저 앞 무대 철거…수개월 아스팔트 집회 마무리 수순(종합)

[尹탄핵인용] 안국역·대통령 관저·용산 대통령실 등 주요 집회지 소강상태
비상계엄 122일 만의 파면…탄반 단체들, 집회 줄취소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했다. 사진 왼쪽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진보단체 회원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왼쪽)과 대통령 지지자들이 허탈에 하는 모습. 2025.4.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김성진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했다. 사진 왼쪽은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진보단체 회원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기뻐하는 모습(왼쪽)과 대통령 지지자들이 허탈에 하는 모습. 2025.4.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남해인 권진영 이강 유수연 김종훈 조유리 임여익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아스팔트 위에서 몇 달간 이어져 온 시민들의 찬반 집회의 세대결도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탄핵 반대 단체들은 헌재의 파면 결정에 승복한단 입장을 밝히며 예정됐던 집회를 줄취소했다.

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 파면 이후 서울 시내 주요 집회 현장은 특별한 충돌 없이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탄핵 인용 직후인 오전 11시 40분쯤 헌재 인근 안국역 5번 출구 일대에서 20대로 보이는 윤 대통령 지지자가 곤봉으로 경찰 기동대 버스 유리창을 깨뜨렸지만, 오전 11시 48분 현행범으로 체포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헌재 인근의 탄핵 반대 세력은 선고가 이뤄진 오전 11시 22분으로부터 약 1시간 흐른 오후 12시 30분쯤 침통한 분위기 속 해산했다. 파면 직후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자축하던 탄핵 찬성 세력도 광화문으로 행진한 후 오후 12시 42분경 해산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경찰도 오후 1시 30분부터 외부인 접근을 차단했던 헌재 반경 150m '진공상태'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종로·중구 일대를 8개 권역으로 나눠 지정했던 특별범죄예방구역도 완전히 해제됐다. 오후 3시 42분쯤에는 안국역 일대에서 차벽을 이루던 경찰버스도 철수를 시작했다.

탄핵 찬반 집회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던 헌재 앞은 수개월 만에 다시 일상을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차벽, 바리케이드 철수가 끝나진 않았지만, 통행이 엄격하게 제한됐던 전날(3일)보다 외국인 관광객들과 시민들의 수가 늘었다.

오후 3시 10분쯤에는 광화문 서십자각 인근에서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며 설치됐던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측 천막이 철거되기 시작했다. 비상행동 측이 지난 3월 8일 설치했던 천막은 약 한 달 만에 철수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한 시민이 경찰이 설치한 가벽 사이로 통행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인용된 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한 시민이 경찰이 설치한 가벽 사이로 통행하고 있다. 이날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2025.4.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윤 대통령 지지자들도 오후 1시 30분부터 해산을 시작해, 오후 3시 20분쯤 완전히 무대가 철거됐다. 탄핵 인용 직후 현장에서는 욕설과 함께 분노 섞인 울분이 터져 나왔지만,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관저 앞 찬성 집회 역시 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용산 대통령실 앞도 마찬가지였다. 지지자들은 파면이 결정된 지 약 1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쯤 해산했다. 일부 탄핵에 반대하는 중년 여성들이 남아 "X 같은 세상"이라며 소리를 지르거나 대성통곡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내 경찰의 안내에 따라 해산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122일 동안 아스팔트에서 탄핵 반대를 외쳐온 보수 단체들은 예정돼 있던 집회를 취소했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극심했던 탄핵 찬반 집회의 세 대결이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석동현 변호사를 주축으로 한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은 이날 예고돼 있던 직무 복귀 환영 집회를 취소했다.

주말인 다음날(5일)에도 탄핵 반대 단체의 집회가 여전히 서울 도심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일부는 취소됐다.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를 주축으로 서울 여의도 등에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어왔던 '세이브코리아'는 파면 결정 직후 "우선 내일 여의도에서 예정되었던 집회는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리며, 각자의 자리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교회를 위해 더욱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과 자유통일당은 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에서 대한문까지, 교보빌딩에서 광화문 KT빌딩까지 이르는 곳에서 신고 인원 20만 명 규모의 집회를 연다.

한편 탄핵 찬성 단체인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에서 촛불 콘서트를 열고 있다. 비상행동은 다음 날 오후 4시부터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적선 로터리까지 인원 10만 명 규모의 집회를 예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면서 파면됐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 관저 앞에서 석방 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모습. (뉴스1 DB) 2025.4.4/뉴스1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