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쓰레기 8톤"…한남대로 따라 쓰레기 '산' "치워도 끝 없어"
尹 영장 집행 앞두고 밤샘집회…미화원 1시간 넘게 치워도 '역부족'
- 김종훈 기자
"일주일 내내 쓰레기가 쏟아지긴 하는데, 오늘은 유난히 많네요"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10일 새벽 대통령 관저 인근을 청소하던 환경미화원 A 씨는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봉투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밤새 열리면서 거리 곳곳에 쓰레기 '산'이 생기고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집회 특성상 쓰레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밤샘 집회'의 경우 참가자들이 거리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다 보니 더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한남대로 옆 인도에는 곳곳에 집회 참가자들이 두고 간 쓰레기가 눈에 띄었다. 종이컵부터 컵라면 용기, 핫팩, 손팻말은 물론 담요까지 버려져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이 일반 쓰레기·종이·플라스틱 등으로 일부 분리수거를 해뒀지만, 여러 쓰레기가 뒤섞인 봉투가 더 많았다.
가장 많은 집회 참가자가 모이는 한남동 루터교회 인근 육교 아래에는 이날 오전 8시쯤 쓰레기봉투 50개 이상이 성인 남성 키(175㎝)보다 높게 쌓여있었다.
이렇게 집회로 생긴 쓰레기를 치우는 건 오롯이 미화원의 몫이다. 일출을 앞둔 오전 7시 9분쯤 미화원 5명이 한남대로에 1톤 화물차 3대를 세우고 분주히 쓰레기봉투를 차에 옮겨 실었다.
미화원들은 양손으로 75L 용량의 쓰레기봉투를 옮기고, 종이상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양발로 박스를 꾹꾹 밟기도 했다. 몇몇 쓰레기봉투는 허술하게 묶여있어 옮기는 도중 쏟아져 길가에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7년째 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A 씨는 "(1톤) 차량 여러 대를 가지고 나왔는데도 치우기가 어렵다"며 "분리수거도 제대로 되지 않아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A 씨와 함께 쓰레기 업무를 하던 동료는 치워도 끝이 안 보이는 쓰레기 더미를 보며 "이걸 언제 다 치우냐"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오전 8시까지 1시간가량 미화원들이 '쓰레기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인도에 쌓인 쓰레기의 절반도 치우지 못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자발적으로 분리수거에 나서고 있지만 이마저도 쏟아져 나오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분리수거를 하던 한 중년 여성은 "하나도 분리를 안 하고 버렸네"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남동에서 대형 집회가 이어지면서 용산구 하루 쓰레기 수거량은 일평균 593톤에서 601톤으로 8톤가량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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