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주말 새벽부터 쩍 갈라진 尹 관저 앞…밤샘 농성 '긴장감'
경찰 비공식 추산 진보 1000명·보수 500명 관저 앞서 농성
경찰기동대 최소 6개 부대…한동안 갈등 국면 이어질 듯
-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새해 첫 주말인 4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주변에는 밤생 농성을 벌인 진보·보수 단체 시위대로 가득했다.
전날(3일)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되면서 관저 앞에는 이른 시간부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관저 앞 집회·시위 참가자 인원은 총 1500명(진보 쪽 1000명·보수 쪽 500명)으로 추산되며 경찰기동대 최소 6개 부대(약 400명)가 주변에 배치된 상태다.
4일 오전 5시 50분, 관저 주변에 2중으로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두로 상반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회원들은 응원봉을 들고 "윤 대통령을 체포하라"고 외치는 반면, 신자유연대 등 보수 성향 단체 회원들은 "민주노총을 해산하라"고 맞섰다.
30대 여성 채 모 씨는 "윤 대통령 체포가 무산돼 답답했고 어젯밤 11시부터 친구와 관저 앞에 와서 밤새 농성을 벌이고 있다"며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분들을 보면 (과격하고 이해가 안 돼) 무섭다"고 말했다. 응원봉을 들고 있는 채 씨는 칼바람에 코끝이 빨개진 상태였다.
4일 오전 6시 30분 기준, 관저 앞에서 윤 대통령 체포 및 탄핵을 요구하는 진보단체 참가자 규모는 약 1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다.
그러나 주로 노인이 참여한 보수단체에서는 욕설과 함께 "민주노총 집에 가라"는 야유가 쏟아졌다. 보수단체 참가자 10명 중 2~3명이 2030대 젊은 층이었다. 이들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관저 앞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 인원은 경찰 비공식 추산 약 500명이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30대 여성 A 씨는 "국가기관도 언론도 믿을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이 언급한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자 매서운 눈으로 한동안 노려보기도 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은 3일 오전 8시쯤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관저로 진입했으나 약 5시간 30분 뒤 영장 집행을 중단했다.
경호처 직원과 군인 200여명이 겹겹이 벽을 쌓고 막아서자 안전에 대한 우려로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체포·수색영장 유효기간인 오는 6일 자정 전까지 추가 집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대통령경호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도록 명령할 것을 강력히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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