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임박' 관측에 관저 앞 '대혼란'…강제 해산·구급차 출동
보수단체, 불법 도로 점거 농성…경찰, 5차 해산명령 후 강제해산
오전엔 진보·보수 세력 뒤엉켜 욕설·몸싸움도…눈살 찌푸린 시민들
- 정윤미 기자, 김민재 기자, 김종훈 기자,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김민재 김종훈 장시온 기자 = 2일 오후에 들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단체 회원들이 불법 도로 점거에 나서면서 강제 해산 조치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쯤 보수 성향의 신자유연대 등 50여명은 자신들을 '광화문혁명세력'이라고 칭하며 대통령 관저 입구 앞 도로에 모여 "주님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며 "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건 간첩이고 공수처는 공비처(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라고 외쳤다.
당초 신고된 집회 장소는 관저 정문에서 173m가량 떨어진 국제루터교회 앞이었으나 이들은 관저 입구가 보이는 도로에 주저앉아 불법 점거를 시작했다.
경찰은 '불법 도로 점거' '미신고 집회 시위'를 이유로 자진 해산을 요청했지만,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꼼짝하지 않았다. 오후 3시 4분쯤 경찰이 집회시위법·도로교통법 위반에 따른 1차 자진 해산을 명령하자 이들은 서로 팔짱을 끼며 스크럼을 짜서 바닥에 드러누웠다.
집회시위법 20조에 따르면 미신고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해 경찰은 상당 시간 내 자진 해산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해산을 명령할 수 있다. 통상 3회 이상 자진 해산을 명령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경찰은 강제해산 시킬 수 있다.
오후 3시 24분 경찰의 3차 해산 명령에도 남은 29명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12·3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 이하상 변호사는 현장에 도착해 이들 변호인을 자처하며 "강제 해산 시 독직 폭행"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찰은 5차 해산 명령 끝에 오후 4시 26분부터 강제해산을 시작했다. 한 참가자는 바닥에 드러누워 경찰을 향해 발길질했다. 다른 참가자는 팔다리가 들린 채 끌려 나왔다.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간 이도 있었다. 한 여성은 연행되면서도 '이재명을 구속하라'며 울부짖었다.
불법 농성이 열리던 시간대 관저 정문 바로 옆 볼보빌딩 앞 차로에서는 진보단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신년 기자회견이 열렸다. 당초 2시부터 예정된 회견은 일대가 혼잡해 공간을 마련하느라 15분가량 지연됐다.
회견에 참석한 20여명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헌법 파괴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공범 국민의힘 즉각 해체하라" 등을 연호했다.
이날 관저 정문을 기준으로 반경 100m 일대는 그야말로 대혼란이었다. 양옆 인도는 성인 5명이 나란히 붙어 설 수 있는 폭이지만 진보·보수집회 참가자, 경찰, 취재진, 행인들이 뒤엉켜 통행이 불가능했다.
오전에는 이 좁은 길목에서 200여명의 보수·진보 지지층이 한데 모여 고성으로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당초 일반 시민을 위해 개방했던 정문 앞 횡단보도 양옆에는 결국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발이 묶인 행인들은 구름 인파에 갇혀 당혹감을 나타냈다. 눈살을 지푸리며 짜증을 내는 이도 있었다. 일부는 급한 마음에 인도 위 울타리를 뛰어넘어 차로로 빠져나오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도 발생했다.
한편 오후 4시 기준 관저 앞 인원은 약 6000명(경찰 추산)으로 파악됐다. 이날 서울 전체 집회 대비 경력은 32개 경비대 1800~2100명(경비대 소속 60~70명)인데 한남동에만 1500~2000명이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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