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PICK]"외로이 사투 벌였을 너" 동생 잃은 형의 편지

추모객 발걸음 이어지는 제주항공 참사 현장
편지·국화·술잔·핫팩 등으로 희생자 위로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고인이 된 제주항공 기장의 형이 쓴 편지가 놓여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희생자의 지인이 주저 앉아 울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편지와 술이 놓여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과학수사 경찰들이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동해 김민지 기자 = "외롭게 사투 벌였을 것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31일 사고 여객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옆 도롯가 철조망에는 사고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의 형이 쓴 자필 편지가 김밥, 핫팩과 함께 놓여 있었다.

해당 편지에는 "우리 왔다.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적혔다. 동생을 잃은 형의 비통함이 담긴 글에 추모객들은 한참이나 발길을 떼지 못하고 쪽지를 바라봤다.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의 기장은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가진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학사장교 조종사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으며, 그의 비행시간은 총 6823시간이며 기장 비행 경력은 2500시간 이상이다.

기장은 동료들 사이에서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은 그를 "안전에 대해 타협 없던 동료",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 등으로 기억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조망 곳곳에는 국화꽃을 비롯해 핫팩, 술, 음료, 빵과 김밥 등 떠나간 이들의 넋을 위로하려는 물건들이 놓여있었다.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듯 휴대전화로 사진을 남겨두는 추모객들도 있었으며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은 사고 여객기를 몰았던 기장과 부기장을 향해 애도의 마음을 담은 쪽지를 두고 갔다.

해당 쪽지에는 "살리고자 최선을 다했을 기장님. 부기장님 그리고 승무원들. 정말 감사합니다"며 "모두 좋은 곳 가셔서 편하게 영면하시길 바랍니다"고 적혀있었다.

정부는 내년 1월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서울, 세종 등 전국 17개 시도와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에는 시민 누구나 찾아 조문할 수 있다.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비행훈련원 정비팀이 쓴 편지와 국화가 놓여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고인이 된 제주항공 기장의 형이 쓴 편지가 놓여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시민들이 군 관계자들의 수색 작업을 바라보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제주항공 사고로 사망한 태국인 여성의 유가족이 슬픔에 잠겨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유가족이 쓴 편지와 술 등이 놓여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추모객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는 편지를 붙이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31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사고 여객기와 충돌로 부서진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대형크레인 등이 보이고 있다. 2024.12.31/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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