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용현 조사 결국 불발…"접견조사 거부"(종합)

(서울=뉴스1) 이기범 김기성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구속 피의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경찰 조사가 결국 불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23일 오후 김 전 장관 측이 접견 조사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 특수단은 김 전 장관 변호인을 통해 서면질의서를 전달했지만, 김 전 장관 측은 "일괄 진술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김 전 장관의 조사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날 오전 경찰 특수단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김 전 장관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특수단 관계자는 '검찰에 김 전 장관을 조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것이 있냐'는 물음에 "검찰 쪽에 조사 협조를 거부당했다"면서 "직접 조사하기 위해 공수처를 통해 체포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소식이 알려진 직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김 전 장관을 조사할 수 있도록 협조했고 오늘(23일) 오후에도 경찰이 김 전 장관을 조사하도록 협조했다"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21일에 검찰 조사 일정이 있었지만 공수처가 지난주 협조를 요청해 조사할 수 있도록 시간을 비워줬다"면서 "경찰 역시 지난주에 급히 연락이 와 협조를 요청해 오늘(23일) 오후 조사를 미뤄가며 시간을 비워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전 장관의 구속 기한 만료가 오는 28일이라 우리도 당장 구속 피의자를 조사해야 하는 데 협조 요청에 따라 이틀을 비워줬다. 무슨 협조를 안 해준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우리가 김 전 장관을 모시고 거기(경찰)까지 가야 하나"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찰이 일방적으로 통보했을 뿐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검경 간 신경전은 김 전 장관 신병 확보 과정에서부터 지속됐다. 검찰이 먼저 김 전 장관을 구속한 뒤 경찰은 피의자신문조서라도 열람하겠다고 요구했지만, 검찰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 전 장관의 통화 내역만 확보한 상태다.

한편 공수처는 지난 21일 김 전 장관을 대면 조사할 예정이었지만 조사 거부로 불발됐다.

이와 관련해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조사를 충분히 받고 있는데 중복적으로 다른 기관 조사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