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자애들은…'트랙터 시위 폄하' 경찰청 블라인드 글 '뭇매'
박정현 민주당 의원 "성인지 관련 철저한 교육 필요"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경찰 조직 통제력 잃어선 안 돼"
- 정윤미 기자, 장시온 기자, 유수연 기자, 이강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장시온 유수연 이강 기자 = 지난 주말 남태령 트랙터 상경 시위를 깎아내리는 경찰청 블라인드 게시글에 대해 여야 국회의원이 한목소리로 거세게 항의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오전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를 열고 전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경찰청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인용하며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이 언급한 '요즘 여자애들은 왜 이렇게 정신머리가 없냐'로 시작하는 이 글에는 시위에 나선 농민들을 '범죄자'로 칭하고 이들을 도운 시민들을 혐오하는 내용들이 담겨있었다. 폭력 진압의 필요성도 적혀있었다.
박 의원은 글에 적힌 욕설을 엑스(X)로 바꿔 읽으며 "완전히 여성 폄하"라고 꼬집었다. 이 직무대행에게 "아무리 익명 게시판이라도 (작성자가) 경찰로 추정되니까 이 부분을 확인해서 조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블라인드는 각 회사의 이메일 주소를 계정으로 사용하고 있어 '경찰청'이라는 회사표시가 있으면 경찰일 가능성이 크다.
박 의원은 "지난번 국정감사에서도 경찰이 성 비위 관련 징계율이 굉장히 높았는데 이런 것들이 다 연관돼 있다고 본다"며 "성인지 관련해 더욱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럽이었으면 이런 살인 미수에 특수 공무집행방해 사범들 대갈통에 총알구멍 숭숭 뚫어버렸을 텐데'라는 내용이 적힌 또 다른 경찰청 블라인드 게시글을 언급하며 이 직무대행에게 "누군지 밝혀내고, 조처를 해서 행안위에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역시 해당 글에 대해 "아무리 익명 게시판이라고 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글이 올라왔다"고 지적하며 "경찰관이 지금 시국에 그런 글을 기재한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 경찰 조직이 어수선한 건 사실이나 최소한 통제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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