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 트랙터 행진 12시간째 경찰 대치…현장은 대규모 집회로(종합)

도심 탄핵 촉구 집회 시민들 모여들며 인원 수만명대로 불어
남태령고개 인근서 서울 진입 막힌 상태…1명 경찰 폭행 혐의로 체포

(전국농민회총연맹 페이스북 갈무리)

(서울=뉴스1) 박혜연 이기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처벌을 촉구하며 트랙터를 몰고 상경 투쟁을 시도한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경찰과 12시간 넘게 대치하고 있다.

경찰과 전농 측에 따르면 22일 0시가 넘은 현재까지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 퇴진 집회에 참여했던 일부 시민들이 대치 현장으로 모여들면서 남태령고개 인근 과천대로 일대는 수만 명이 모인 대규모 집회 현장으로 변했다.

전농 관계자는 "저희도 예상하지 못했는데 시민분들이 오시면서 처음 인원보다 2배, 3배 늘어나니까 저희 임의대로 집회를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며 "전반적으로 상황을 보고 농성 지속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차 빼라", "(길을) 열어라" 등 구호를 연신 외치면서 1인 발언 등으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에서는 집회 참가자 한 명이 기동단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경찰차 안에 격리된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격앙된 시민들이 경찰차를 에워싸고 "풀어줘"라고 외치며 소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회 중이라 아직 연행되기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농은 트랙터 17대와 화물차 20여 대를 이끌고 전날(21일) 오전 9시쯤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출발해 낮 12시쯤 과천대로를 통해 서울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경찰에 가로막혔다.

전농은 이날 서울에 진입해 한남동 대통령 관저와 광화문 촛불집회 장소로 행진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경찰에 행진 신고까지 낸 상태다.

대치 과정에서 트랙터 1대가 경찰차 벽을 뚫으려 시도했고 경찰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해당 트랙터 유리창이 파손됐다.

아울러 트랙터 행렬 중 3대는 서울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용산으로 향하다가 반포 한남대교에서 막혀 오후 4시쯤 서울 서초 부근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전농 트랙터 행진이 극심한 교통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전날 '제한 통고'를 했다.

전농 측은 경찰의 행진 제한에 "헌법에 보장된 집회 시위의 자유를 멋대로 제한하는 것으로 심각한 기본권 침해이자 위헌 행위"라며 "이번 제한 통고에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다"고 비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봉준 투쟁단 농민들이 21일 윤석열 대통령 구속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위해 트랙터와 트럭을 몰고 상경하던 중 서울 남태령 고개 인근에서 경찰병력과 대치하고 있다. 2024.12.2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