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우종수 본부장, 체포조 지휘"…경 "파견 시간 끌어라 지시"
검찰, 국회 사태에 국수본 관여 의심에…경찰, 전면 부인
"우, 제주 출장 중 보고 받고 아침까지 대응 마라고 했다"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이 계엄 당시 군의 수사관 파견 요청에 적극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계엄 당시 국회의원 체포조 운영 과정에 우 본부장이 직접 보고받고 지휘했다고 의심하는 검찰과 달리 경찰은 우 본부장이 방첩사령부의 지원 요청에 "최대한 시간을 끌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우 본부장은 계엄 발표 2시간여 지난 4일 0시 40분 윤승영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으로부터 "계엄 당일 국군 방첩사령부에서 수사관 100명에 대한 협조 명단 요청이 들어왔다"는 보고 전화를 받았다.
우 본부장은 이 같은 통화 내용을 듣고 "아침까지 대응하지 말라"며 "내가 서울에 갈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끌고 절대 명단을 주지 말라"고 지시했다. 당시 제주도 출장 중이었고 윤 조정관과 통화는 계엄 후 첫 보고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통화는 스피커폰으로 이뤄져 우 본부장 지시는 윤 조정관 외에 다른 국수본 관계자가 함께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이 계엄 선포 이후 방첩사 요청에 따라 영등포경찰서 소속 형사 10명을 국회의원 등 정치권 인사 체포 작전에 투입하려 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전날(19일) 이른바 '국회 체포조 운영' 개입 혐의로 국수본과 영등포서, 국방부 조사본부 등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우 본부장, 영등포경찰서장 등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같은 날 윤 조정관과 전창훈 국수본 수사기획담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체포조 운영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과 수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단장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우 본부장은 "특수단장으로서 엄정한 수사를 위해 공조수사본부까지 꾸린 상황에서 참고인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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