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사는 고교생이 尹에게 보낸 편지…"당장 내려오십시오"

주최 측 추산 약 5000명 참여…영하 2도에도 응원봉 물결
"헌재에 소리 닿도록" 함성…'소년이 온다' 읽는 시민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이틀째인 1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에서 촛불행동 회원들이 집회를 갖고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심판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당신은 이제 패배자입니다."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경기 고양시에서 온 고등학생은 집회 무대에 올라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신이 지금이라도 직접 국민들 앞에서 사퇴한다면 그냥 패배자가 되겠지만, 뻔뻔하게 자리에 있으면 영원한 패배자가 되는 것 아니겠냐"며 "당장 내려오라"고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촛불행동은 19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 입구에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000여명이 참여했다.

집회 시작 전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있던 장 모 씨(여·22)는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선 학교 역사 시간에 배운 아주 얕은 지식만 가지고 있었다"며 "이번 계엄 사건과 한강 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통해 더욱 깊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일찍 도착해 읽고 있었다"고 말했다.

영하 2도의 추운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털모자와 목도리로 중무장한 채 응원봉을 흔들었다. 티니핑 요술봉을 어린 딸과 함께 흔드는 시민도 있었다.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A 씨(여·56)는 "뉴스 보고 응원봉이 갖고 싶어서 딸에게 달라 그랬더니 건전지를 갈아줬다"며 보이그룹 엑소의 응원봉을 자랑했다. 그는 "딸이 아이돌 좋아한다고 응원봉을 살 때는 싫었는데 이렇게 뜰지 누가 알았겠냐"고 웃으며 말했다.

김 모 씨(남·42)가 '해병대예비역연대 시민안전팀'이라고 쓰인 조끼를 입고 집회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4.12.19 ⓒ 뉴스1 유수연 기자

'해병대예비역연대 시민안전팀'이라고 쓰인 조끼를 입은 김 모 씨(남·42)는 "시민분들이 안전하게 집회하다 가시길 바라는 마음에 개인적으로 나왔다"며 "오늘은 (위험한 일이) 없었는데 일전에 술에 취한 사람들이 어린 친구들에게 접근하는 걸 제지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을 파면하고 구속하라', '윤석열 파면으로 내란을 완전히 진압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헌법재판소와 약 700m 떨어진 장소에서 진행된 이날 집회는 "헌재에 소리가 닿도록 하자"는 사회자의 말에 시민들이 함성을 지르며 마무리됐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