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력 통과시켜라"…'계엄 그날' 서울청 지휘망 녹취 공개
서울청 과장 "영등포서 경비과장, 수방사 도착 시 바로 출입 조치"
영등포서장 "알겠습니다"…서울청 계장 "군 관련자 진입 조치"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경찰이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군 병력이 국회 입성하는데 협조하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이 공개됐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경찰청 지휘망 녹취록' 자료에 따르면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은 지난 3일 오후 11시 57분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 수도방위사령부 대테러 특임대 등 수방사 관련자들 도착하게 되면 바로 출입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영등포서 경찰서장은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서울청 경비과장은 1분 뒤 "대테러 특임, 군인 병력 오면 1문이랑 2문 쪽 큰 문 말고, 00을 확인해서 그쪽으로 이동시켜 출입시키세요"에 이어 다음날(4일) 0시 7분에도 "대테러 특임부대 등 병력 오면 통과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거듭 지시했다.
계엄 당일 국회 본청 진입을 시도한 계엄군은 육군특수전사령부 예하 제707특수임무단, 제1공수특전여단, 수방사 군사경찰특임대(SDT)로 파악됐다. 특히 707특임단은 국가 지정 대테러부대로 최정예 특전대원들로 구성돼 있다.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결의된 지난 4일 오전 1시 1분 이후에도 경찰의 군부대 출입 협조 지시는 계속됐다.
국회 경비대장이 오전 1시 46분 "지금 현시간 7문 쪽에서 군부대가 들어오려고 하는데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다고 하는데 확인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서울청 경비안전계장이 "알겠습니다"라며 "군 관련자들은 진입 조치하세요"라고 대답했다.
이후 영등포서장은 오전 1시 55분 서울청 경비부장에게 "국회 경내 대기 중이던 군 100여명 7문 밖 차량 2대에 승차해 해산한 상황"이라고 보고했다. 계엄군은 오전 2시 3분에야 완전히 국회에서 철수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계엄 당일 국회 봉쇄 관련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고 있다. 영등포서장은 이날 오후부터 서울청 마포청사에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위에서 내려온 지시에 대한 의례적인 답변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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