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구속" "이재명 구속"…맹추위 속 '쩍' 갈라진 광화문
외국인 눈에 흥미로운 '두 집회' "정돈돼 있고 침착해 놀라울 정도"
진보, 대통령실까지 2.5㎞ 행진…보수, 광화문서 "대통령 보니 확신"
- 정윤미 기자, 이강 기자,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이강 장시온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4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은 '윤석열 구속' '이재명 구속'을 외치는 진보·보수집회의 함성으로 쩍 갈라졌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시청역 8번 출구 인근에서 '내란 주범 윤석열 즉각 탄핵·구속, 내란 동조 국민의힘 해체 노동자 시민대회'를 개최했다.
박상현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KBS)본부 본부장은 이날 발언대서 "오늘 윤 대통령 담화는 저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우리 국민이 두고 있다는 게 부끄럽고 치욕스러웠다"며 "선량한 국민을 간첩으로 몰고 투표조작에 음모론을 제기하며 보수 유튜버가 했던 말을 TV 화면에서 읊조렸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오늘 담화를 보면서 단 1초라도 윤 대통령이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언론노동자들도 더 이상 윤 대통령 퇴진을 가슴으로만 얘기하지 않고 퇴진해야 하는 이유를 당당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시청역에서 출발해 서울역, 남영역, 삼각지역을 거쳐 용산구 대통령실 앞까지 1시간가량 2.5㎞를 행진했다. 이들은 "가자 용산으로" "윤석열을 체포하자"를 연호하며 대열을 맞춰서 질서 있게 움직였다. 집회 측은 참가자 인원을 1만 명으로 추산했다.
시위 행렬을 지켜본 싱가포르 거주 캐나다인 스티브(49·남)는 "아주 정돈돼 있고 침착해 놀라울 정도"라며 "평화적이고 조직적인 시위"라고 평가했다.
같은 시각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보수단체 전국안보시민단체총연합이 주최하는 '주사파 척결, 자유대한민국 수호 국민대회'가 열렸다. 무대 우측에는 "문재인·이재명 당장 구속하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50대 여성은 참가자들에게 성조기와 태극기를 나눠주면서 '흔들흔들'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이정린 전 국방부 차관은 이날 단상에 올라 "대통령이 계엄을 행사할 수 있게 법으로 돼 있다"며 "계엄을 하면 내란이라고 주장하는 게 코미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을 하게 한 사람은 이재명하고 한동훈"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탄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을 이끄는 김수열 대표는 "헌법적 결단인 통치가 내란이냐"며 "위헌적 입법 독재가 내란"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 얼굴에 결의가 차 있고 싸워서 이기겠다는 확실한 것이 있었다"면서 "우리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이겨내서 대한민국을 지켜내자"고 강조했다.
3년째 태극기 집회에 참석 중이라는 70대 남성 A 씨는 "오늘 담화문 보고 속이 다 시원했다"며 "대통령 계엄령은 더불어민주당 입법 독재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 참가자를 3000명으로 추산했다.
인도네시아 출신 여행자 데시(38)는 "한국인이 미국 깃발 드는 거 처음 본다"며 "인도네시아에서도 정치 시위를 하지만 흥미롭다"고 말했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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