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직전 경찰 1·2인자, 尹과 회동…일선 경찰 연이틀 '충격'
수뇌부 체포에 이어 조지호 허위 증언 의혹…경찰 "참담한 심정"
특수단, 12일 경찰청장·서울청장 구속영장 신청 여부 결정
-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비상계엄 직전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 조직이 술렁이고 있다.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일선 경찰들은 수뇌부의 긴급체포 소식에 이어 '사전 지시' 소식이 전해지자, 충격을 넘어 참담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서울경찰청의 A 경정은 "아무리 생각해도 왜 거짓말했는지 이해가 안 가고, 참담하고 아쉬운 심정"이라며 "천하의 조지호 청장이라도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 분위기 또한 좋지 않다. 서울경찰청 B 경위는 "참담하고 부끄러우며 직원들 분위기도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라며 "권한은 없지만 기회가 있다면 조직을 대표해 사과하고 싶다"고 심정을 표현했다.
당초 조 청장은 비상계엄 선포 4시간 전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대기 명령을 받고 본청 사무실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청장은 계엄령 관련 언질은 없었고, 윤 대통령의 담화를 통해 계엄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계엄령 선포 3시간 전쯤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 가옥으로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을 불러 국회 등 계엄군이 장악할 기관을 적어 전달하고, 주요 국회의원 체포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계엄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조 청장의 주장과 배치된다.
또한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 제출한 조 청장의 당일 동선과도 어긋난다. 앞서 경찰청은 조 청장이 당일인 3일 오후 6시 28분부터 오후 10시 2분까지 공관에서 머물고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C 치안감은 "계엄 선포 당일 조 청장이 간부회의를 소집할 때만 해도 (조 청장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은)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며 "초유의 사태인 만큼 조 청장도 뉴스를 보고 알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의 D 경정은 "계엄령 터지고 조 청장도 당황한 줄 알았다"며 "그런데 사전 지시를 받았다니 긴급 체포될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선 경찰들 또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찰서 소속의 한 과장급 경찰은 "6시 28분부터 행적에 대해 의심하는 분위기이긴 했다"며 "그런데 실제로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내란 혐의로 긴급 체포된 조 청장과 김 서울청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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