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부결에도 꺼지지 않은 촛불 10만…'탄핵핑·응원봉' 등장 눈길
청년·학생 참여율↑…민중가요 대신 최신 노래·만화 주제가
주최 측 추산 약 10만 명 참석…별다른 충돌 없이 마무리
- 김민수 기자, 홍유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홍유진 기자 =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이어가는 상황보다 더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8일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촛불행동의 주최로 열린 '윤석열 퇴진,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 무대에 오른 20대 대학생 A 씨는 당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국회에서 진행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부결됐음에도 이날 집회에는 오후 5시 기준 주최 측 추산 약 10만명(경찰 추산 1만~1만 2000명)이 참석했다.
탄핵안이 부결됐지만 이날 집회의 분위기는 비교적 밝았다. 특히 젊은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LED 촛불뿐만 아니라 아이돌 콘서트에서 쓰이는 각종 응원봉에 '탄핵' 글자를 붙이면서 '윤석열 정권 탄핵'을 강하게 외쳤다.
한 청년은 인기 캐릭터 '하츄핑'을 패러디한 '탄핵핑'이 그려진 종이를 들고 시위에 참석했다. 집회에서 사회자는 분위기를 띄우고자 '수능 끝난 고3연합','전국 집에누워있기 연합' 등 재미있는 집회 깃발 사례를 시민들에게 소개하면서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노래 또한 집회에서 자주 들을 수 있었던 민중가요가 아닌 '질풍가도', 로제의 '아파트', 만화 '디지몬 어드벤처' 주제가 등이 흘러나와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다.
이날 집회에선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는데, 주로 젊은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19살 학생 B 군은 "한 달 전 받은 공연 티켓마저 포기하고 이 자리에 왔다"며 "국민이 나라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사실을 윤석열 정부에 알려주자"고 크게 말했다.
고등학교 3학년 이 모 양도 "윤석열 대통령과 같은 사람을 행정부 수장이나 국군통수권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의원들도 본인 생각만 하지 말고 표결의 날에 가장 올바른 선택을 해달라"고 애타게 말했다.
앞서 전날 국회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은 재석의원 195명이 참여하는 데 그쳐 부결됐다. 탄핵안 통과에는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이 필요했다.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를 열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까지 매주 토요일에 탄핵과 특검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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