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8.6㎝ '역대 3위' 폭설…약해졌지만 내일까지 더 내린다

강원·제주 산지 내일 새벽까지 최고 15㎝ 더 내려
높은 해기차·절리저기압이 폭설 원인

수도권에 이틀째 많은 눈이 내린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앞 단풍 위에 눈이 쌓여 있다. 2024.11.2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이틀째 계속된 기록적인 첫눈으로 서울에는 117년 만에 11월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폭설의 기세는 한층 잠잠해졌지만 금요일인 29일까지는 눈 또는 비가 간간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8일 정례 예보 브리핑에서 "28일 10시를 기준으로 구름대가 약화하며 수도권 강수는 그치겠으나, 29일 낮 또다시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눈은 이날 밤부터 대부분 잠잠해지겠으나 29일까지는 주기적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 토요일인 30일은 일부 지역에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서울·인천·경기 광명 등 13의 대설경보는 해제됐지만 경기 남부와 충청권 등은 아직 대설경보가 내려져 있다. 강원남부내륙·산지와 제주도 산지에는 29일 새벽까지 10~15㎝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 분석관은 "눈이 점차 약해지겠지만 이미 많이 내린 상태이기 때문에 약한 눈에도 살얼음, 빙판길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겨울 이례적 폭설이 내린 원인으로는 전년보다 뜨겁게 달궈진 바다와 상층부에 차가운 공기를 가진 절리저기압이 꼽힌다. 공 분석관은 "대기 상층부에서 절리저기압이 정체하는 가운데 예년보다 높은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로 인해 해상에서 많은 수증기가 공급됐다"고 설명했다.

서해상 해수면 온도가 지난여름보다 3~4도 이상 높은 상태에서 발생한 큰 '해기차'로 인해 눈구름대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해기차가 클수록 대기로 방출되는 수증기량이 많아져 많은 눈이 오게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적설량은 수도권의 경우 백암(용인) 44.1㎝, 경기 광주 43.6㎝, 관악(서울) 39.8㎝, 군포 금정 39.8㎝, 수원 39.2㎝, 서울 25.5㎝, 인천 24.5㎝ 등을 기록했다.

서울은 이날 오전 8시에 28.6㎝의 적설을 기록하면서 역대 겨울 중 3위를 기록했다. 11월만 놓고 보면 117년 만에 역대 최대치다. 이 정도로 눈이 쌓이는 건 한겨울에도 흔치 않은 일이다.

서울은 1907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눈이 높이 쌓였을 때가 1922년 3월 24일 31.0㎝다. 이어 1969년 1월 31일 30.0㎝, 1969년 2월 1일 28.6㎝가 2~3위를 차지했는데 이날 기록을 새로 갈아치웠다.

공 분석관은 "일최심적설(하루 중 가장 많이 쌓였을 때의 적설)'을 기준으로 볼 때, 수원은 관측 이래 극값을 경신했고, 서울은 극값 6위를 찍었다"고 말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