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년만의 폭설 "쓰러지고 무너지고"…서울 곳곳 피해 속출(종합)

'최대 40㎝' 기록적 폭설에 교통차질·안전사고 잇따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4.11.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박혜연 유수연 김종훈 남해인 기자 = 이틀째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데다 강풍까지 불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정전, 열차 지연 등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7시 기준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충청 북부·경북 북부에는 대설 특보가 발효됐다.

전날(27일)부터 이틀간 수도권 주요 지역에 내린 눈의 양은 최대 40㎝ 이상을 기록했다. 서울 관악 40.2㎝를 비롯해 △백암(용인) 43.9㎝ △금정(군포) 43.1㎝ △수원 41.6㎝ 등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서울은 27.8㎝, 인천은 25.7㎝의 눈이 쌓였다.

밤사이 무거운 눈이 계속해서 내린 데다, 쌓인 눈이 얼어붙으면서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이어졌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는 간밤에 동문 앞 대형 나무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학교 측은 동문을 임시 폐쇄하고 셔틀버스 운행 경로를 변경했다.

전날 오후 3시쯤 송파구 가락동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는 보행로가 무너지면서 행인 1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가 맥박을 되찾았다. 다른 행인 2명은 각각 중상과 경상을 입었다.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구조물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인다.

폭설로 인해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염리동·성산동 일부 지역에는 이날 오전 6시 52분 68세대가 정전됐다. 폭설로 가로수가 넘어지면서 전력 공급이 끊겼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한 주택가 내리막길에서는 전날(27일) 오후 6시 51분쯤 제설차가 미끄러지며 전신주를 추돌해 인근 다세대주택 30세대가 정전됐다. 이날 오후 11시 45분쯤 전력이 돌아왔지만, 전신주 복구를 위해 인근 세대 890호 전력 공급이 10분간 중단됐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28일 오전 경기 화성시의 한 횡단보도에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11.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출근 시간대에는 이틀 연속 '교통 대란'으로 출근 전쟁이 벌어졌다. 지하철로 사람이 몰린 데다, 설상가상으로 열차가 고장 나면서 지각 사태가 속출했다. 도로 위 차들도 빙판길에 속도를 내지 못해 거북이걸음을 이어갔다.

이날 오전에는 제설작업으로 인해 수인분당선과 1호선 등 일부 열차 출발이 지연됐고, 전날(27일)에는 서울지하철 9호선 일부 열차가 폭설로 인해 고장 나면서 대혼란이 벌어졌다.

서초역에서 만난 A 씨(25·여)는 "오늘 아침 버스정류장에 '20분 후 도착'이라는 표시가 거의 30분 동안 떠 있었다"며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나왔는데도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에서 용인으로 퇴근한다는 박 모 씨(30·여)는 "교대근무 끝나고 지금 퇴근하는데 벌써 막히기 시작했다"며 "늦게 들어갈 각오를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