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vs "이재명 구속"…광장 사이 갈라진 목소리
서울 광화문 광장 사이에 두고 보수·진보 집회 열려…경찰 충돌 없이 마무리
도심 곳곳 교통 정체 지속…시속 15㎞ 수준 '거북이 걸음'
- 김예원 기자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23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과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윤석열 정부의 퇴진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같은 시각 보수단체도 근처에서 맞불 집회를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엄벌을 촉구했다.
진보성향의 범시민단체 연합인 거부권 비상 행동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제4차 국민 행동의 날'의 사전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1만5000명의 시민이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측했다.
서울 종로구 정부 청사 교차로부터 광화문 북측광장 앞 동십자각 인근 차로를 채운 시민들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추진 예정인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본 집회 시작 전 경복궁 인근에 마련된 '이재명 당대표 무죄 탄원 서명' 부스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지자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오후 5시30분쯤 본 집회가 시작되자 시민들은 '무능한 대통령 국민은 거부한다',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라 윤석열을 거부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손에 든 촛불을 흔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함성이 커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김건희도 평범한 국민처럼 똑같이 수사받고 처벌받아야 한다"며 "떳떳한 사람이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또다시 특검을 거부하면 들불은 횃불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의 말이 끝날 때마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모자, 목도리 등 방한용품을 두른 시민들은 '김건희를 특검하라', '국정농단 윤석열 OUT'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거나 북을 두드리며 환호했다. 이재명 대표도 집회에 참석했지만 지난주와 달리 별도 발언은 하지 않았다.
본 집회가 끝난 후 오후 6시 50분부터 8시 30분까지 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에서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을 거쳐 4호선 명동역 인근까지 행진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도 개인 자격으로 행진에 참여했다.
주최 측은 2차 시민행진에 1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부턴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맞불 집회도 열렸다. 광화문 광장 인근 동화면세점 앞 편도 전 차로를 점거한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이재명을 구속하라", "한동훈은 대통령 부부를 그만 괴롭혀라" 등을 외쳤다.
이보다 앞선 오후 2시쯤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차도에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주최 측 추산 1만 명)가 열렸다. 이들은 특수고용 노동자 사회보험 전면 적용, 화물 안전운임제 재도입 등을 주장하며 내년도 예산안에 지속 가능한 공공교통에 필요한 재정을 투입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경찰청은 시민 안전 및 교통 관리를 위해 서울 도심권에 40여개 부대와 교통경찰 170여명을 배치해 통행로를 확보하는 등 도로를 관리했다. 참가자 11명이 현행범 체포됐던 9일 노동자대회와는 달리 이번 집회에선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이 발생하지 않고 마무리됐다.
한편, 서울 주요 번화가에서 집회가 열리며 도심 곳곳엔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서울시 교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오후 8시 40분 기준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14.7㎞를 기록했다. 평상시 토요일 도심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23.3㎞ 수준이다.
kimye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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