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갑자기 연락두절"…정밀 추적으로 쓰러진 60대 구한 경찰

신정2지구대 4팀, 정밀탐색기로 위치 파악해 구조
박철민 경위 "평소 연습한 덕…조기에 발견해 다행"

ⓒ News1 DB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교회에 가자고 했는데, 갑자기 연락이 안 되네요."

지난 10일 오후 7시 50분쯤 한 60대 남성이 불안한 표정으로 서울 양천경찰서 신정2지구대를 찾아왔다. 그는 평소 일요일이면 교회에 늘 함께 가는 지인 A 씨(60대·남)가 갑자기 연락되지 않는다며 "이 사람 좀 찾아달라"고 하소연했다.

신정2지구대 4팀 소속 경찰관 5명은 A 씨가 홀로 사는 다세대주택으로 곧장 향했다. 경찰관들은 A 씨 집 주위를 탐문했지만, A 씨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집 바로 앞에서 여러 차례 전화도 걸었지만, 문 너머엔 아무 소리도 없이 고요했다.

경찰관들은 A 씨가 집 안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정밀탐색기'를 꺼내 들었다. 정밀탐색기를 문 앞에 가져다 대자 화면에 숫자 '9'가 선명히 보였다. 통상적으로 신호 강도가 8을 넘으면 대상이 눈에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고 판단한다.

경찰은 기존에 위치기반서비스(LBS) 시스템을 활용해 이동통신사를 통해 구조대상자 위치 정보를 받아왔지만, 오차 범위가 최대 500m까지 발생해 정밀한 위치 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밀탐색기는 와이파이(Wi-Fi) 기술을 활용해 휴대전화를 가진 구조대상자가 어딨는지 정확히 파악해 LBS 시스템을 보완해 준다.

경찰관들은 정밀탐색기를 통해 내부에 A 씨가 있다고 판단하고 양천소방서 구급팀과 함께 진입에 나섰다. 문을 곧바로 강제 개방하지 않고 거실 쪽에 열린 창문을 확인한 구급팀이 창문을 통해 먼저 진입해 문을 안쪽에서 개방했다.

그렇게 들어간 집 안방에서 경찰은 의식이 흐릿한 채로 누워 있는 A 씨를 발견했다. 당시 A 씨는 의식이 있긴 했지만, 말이 어눌하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상태였다.

경찰은 A 씨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순간까지 곁을 지켰다. 이후 A 씨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치료받고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박철민 경위는 "현장에서 정밀탐색기를 사용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평소 순찰차에 보관하며 연습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경위는 "문을 열지 않고 되돌아갔다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동료들과 함께 수색에 나서 조기에 발견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 2020.1.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archive@news1.kr